자율·독립성 확보,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로 개편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체질 개선에 나선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자격을 3년 이상의 경력자로 한정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위원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안은 기금위에서 공식 안건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독립성 확보에 주력키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김승현 기자] |
5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제7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운영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위원장 자격으로 참여한 박능후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기금 고갈시기 단축 등 재정계산 결과와 더불어 국민의 노후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기금의 장기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많다”며 “정부는 이러한 요구에 맞추어 기금운용위원회가 전문성‧독립성을 갖추고 실질적인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보고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운영개선방안은 그간 정부가 준비해 온 개선안을 처음으로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정부는 개선방안에 대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안을 만들어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발표된 개선방안은 기금위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하고, 위원들이 기금운용 의사결정과정에 상시 참여하는 한편,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로 변화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기금위 위원을 위촉할 때 금융ㆍ경제ㆍ자산운용‧법률·사회복지 등 3년 이상 경력자로 한정하는 자격사안을 신설했다.
또 위원회 상시 운영을 위해 위촉직 위원 중 3명을 상근위원으로 두고, 월 1회 기금운용위원회 회의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지원하는 사무기구도 설치한다.
위원 권한 강화를 위해 위원들이 직접 위원회 안건을 부의할 수 있도록 권한 부여한다. 이 경우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 동의 시에만 가능하다.
아울러 소위원회 체계도 구축한다. 기금운용 분야별(투자정책, 수탁자책임, 상과평가보상)로 3개 소위원회 설치하기로 했다. 소위원회 위원은 전원 기금운용위원회 위촉직 위원으로 구성, 위원장은 상근위원들이 각각 수행한다. 또 소위원회는 기금운용 관련한 모든 안건‧정책 등을 사전에 검토한 후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기금위 위원들은 복지부의 개선안에 대해 "단순히 위원회 위원의 자격요건을 신설해 전문성만 강화하기보다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상을 감안할 때 가입자를 대표하는 위원의 대표성 또한 중요한 가치"리며 " 전문성과 대표성이 상호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기금위 현장에는 국민연금 노조가 회의장에 들어와 기금운용회 개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본격적인 회의전에 피켓시위까지 벌이며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5일 더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노조 측이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사진=전선형 기자] |
최경진 국민연금지부 위원장은 "전문성 제고라는 명분으로 기금위원의 자격요건을 신설해 가입자 단체 대표의 직접 참여를 배제시키고 있다"며 "복지부 내에 사무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복지부가 조직을 키워 기금운용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독립성이 훼손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기금위는 이날 피켓시위 하는 노조에게 "의사 표시를 했으니 나가달라"고 했으나 국민연금지부 위원들이 "장관의 모두 발언까지 듣겠다, 이게 무슨 비밀 회의냐"고 강하게 항의하며 회의가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