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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넘보는 카카오, 찻잔 속 태풍 그칠까

기사입력 : 2018년10월04일 11:10

최종수정 : 2018년10월04일 13:11

"카카오 자기자본 490억원 소형증권사 인수...당장 큰 영향 없어"
"'카카오스탁'과 연계 서비스 선보이면 키움증권 위협할 경쟁자 될 것"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카카오페이가 증권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증권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본금 규모가 작은 증권사를 인수한 만큼 당장 증권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카카오페이가 '카카오스탁'과 연계한 서비스를 강화할 경우 브로커리지 경쟁 구도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진=카카오페이]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증권사 인수가 당장 증권업계에 가져올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다. 카카오페이가 인수하는 바로투자증권이 자본금 규모가 큰 증권사가 아니어서다. 바로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영업보고서 기준으로 자본금 170억원, 자기자본 492억원의 소형 증권사. 앞서 지난 1일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며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사를 인수해 사업 모델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결제, 송금, 청구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 수는 2300만명이다. 지난해 10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2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페이 시장은 현재 이익이 많이 나지 않는 곳"며 "증권사 인수로 카카오페이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플랫폼 안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자산관리(WM)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증권가에선 카카오페이가 공격적 영업에 나서기보단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개설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네이버페이는 미래에셋대우와, 토스는 신한금융투자와 연계해 CMA 개설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다만 자산관리 시장의 새로운 경쟁자 등장에 증권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카카오페이의 비대면으로 자산관리 서비스가 기존 온라인 판매사들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 키움증권 등이 펀드 판매 수수료를 낮춘 상품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브로커리지(위탁 매매) 강자인 키움증권도 온라인 자산관리 쪽에선  제대로 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며 "지난 2007년 주식형 펀드 가입 붐이 일때처럼 자산관리시장이 뜨거워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자산 시장 활황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소액 투자자의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접근 방식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의 최대 관심은 두나무의 '카카오스탁'과 어떤 연계 서비스를 내놓을 지다. 카카오스탁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이다. 지난 8월 말 기준 누적 거래액 47조600억원, 누적 다운로드 260만건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를 등에 업은 카카오페이가 카카오스탁과의 연계 서비스를 강화한다면 비대면 채널 통해 온라인 거래 집중하는 키움증권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두나무 지분 22.3%를 보유하고 있다.

관건은 자본금. 500억원 가량의 자본금으로 개인 고객에게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나려면 증권사에서 신용을 제공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증권사의 자본이 많아야 한다"며 "그러기엔 바로투자증권의 자본금이 작고, 신용 제공이 적으면 개인 고객들이 많이 이동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난제다. 증권업종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이 온라인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압도적인 키움증권보다 수수료를 낮춰도 기존 HTS, MTS에 익숙 고객들이 쉽게 옮기지 않았다"며 "카카오페이가 예전 키움증권, 미래에셋대우, 이트레이드증권(現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HTS에서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한 증권사들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건 힘들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저렴한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많다"며 "비대면 채널로 증권 계좌를 개설하는 게 어렵지 않아 파급력 가지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의 고객 기반을 가져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의견도 있긴 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쪽에서 초기 시장에 정착하기까진 시간이 걸리겠지만 새롭고 간편한 서비스가 부각되면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월간 순이용자(MUA) 4000만에 카카오톡 기반과 거래 안정성이 보장된다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스탁이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액자산가들의 투자는 시간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o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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