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참전용사 촬영하는 라미 작가와 '리멤버 180' 프로젝트 진행
지난달 사진 촬영, 액제 제작해 선물...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70여 년 전 젊었던 우리가 태평양을 건너 대한민국으로 갔듯, 한국의 젊은이들이 직접 미국에 찾아와 우리를 기록해줘서 너무도 뿌듯합니다."
짐 피셔(Jim Fisher) 한국전 참전협회 사무총장은 "이렇게 사진으로 기록되니 마치 내가 영웅이 된 듯하다"며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라미 현(현효제) 사진작가는 그의 모습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았다.
지난 9월 미국 현지에서 촬영된 참전 용사 개인사진. [사진=한화] |
4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참전용사 보훈시설 Armed Forces Retirement Home에서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용사 70여명은 '의미 있는' 선물을 받아들고 웃음꽃을 피웠다. 선물은 바로 지난달 촬영한, 자신의 모습이 기록된 사진 액자였다.
A3 크기의 흑백사진에는 전쟁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노병들의 연륜과 삶의 무게감이 오롯이 담겨있었다. 70여 년 전 군복을 입던 때와 달리 머리가 희고 굵은 주름이 생겼지만, 여전히 군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한화그룹은 군복의 의미를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지난 2013년부터 한국군 장병의 군복과 한국군 참전용사를 촬영해오고 있는 라미 작가의 뜻에 공감해 이번 'Remember 180'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라미작가는 지난 2016년부터 외국군 참전용사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 전달해오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비를 직접 해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Remember 180' 프로젝트의 핵심 콘셉트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주인공이고, 그분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것이다. 이 이름에는 180만여 명의 한국전 참전 미군 장병들을 기억하겠다는 의미와 함께,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180도 달라진 선진 국가가 됐다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 7월 촬영된 푸에르토리코 참전용사 단체사진. [사진=한화] |
라미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달 17일부터 일주일동안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 참전용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귀국 후 사진을 출력해 액자로 제작했으며, 한화 직원들은 각 액자에 감사인사를 적었다. 이들은 완성된 액자를 들고 3일과 4일 다시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해 직접 전달하고 있다.
이날 Armed Forces Retirement Home에서 열린 액자 증정 행사에는 미8군 사령관을 역임한 예비역 중장이자 한화 부사장인 버나드 샴포 미주사업부장과 한화 직원들이 함께해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희망자에 대해 추가촬영도 진행했다.
촬영된 사진과 영상은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육군협회 주관의 AUSA 전시회 한화 부스에도 전시된다. 또한 프로젝트 과정을 담은 영상은 참전용사들의 동의를 받아 추후 유투브에 공개될 예정이다.
라미 작가는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되고, 역사가 곧 국가의 자부심이 된다"며 "아직 많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있는데, 더 늦기 전에 그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해드리고 더 많은 분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화는 한국전쟁 기간 중인 1952년 창립돼 한국전쟁과 참전용사들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회사로, 지난해엔 주한미군전우회에 기부금 100만 달러를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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