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 일방적인 핵 폐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사진=로이터] |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지속하되 기존의 제재를 유지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 충돌하는 발언이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뉴욕 UN 본부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국의 제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일방적인 핵 폐기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지난 1년 사이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고, 핵 실험장을 폐기하는 등 상당한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며 “하지만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고, 이 같은 상황에 북한이 앞장서 핵무장 해제를 실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 6월 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 보장을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선(先) 비핵회’를 고집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종전 선언에 대해서도 반기를 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2차 회담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두 번째 회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고, ‘좋은 뉴스’를 접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폼페이오 장관 역시 10월 이후 회담이 열릴 것이라며 내달 방북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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