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진 "비핵화 구체적 합의 안 나와 美 강경파 설득 어렵다"
문성묵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추가 내용 없으면 이해 못 시킬 것"
靑 "공동선언 외 많은 논의 있었다", 24일 한미정상회담 주목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공동선언문 속 비핵화 합의와 관련, 전문가들은 구체적 일정등 미국에 보내는 추가 내용이 없다면 미국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평양공동성명은 문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의 목표라고 밝혔던 북미 관계의 조정 역할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충분한 합의라는 것이다.
남북 정상은 19일 평양 공동선언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8.09.19 |
문 대통령은 오는 24일 유엔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북미의 대화 재개를 권유할 계획이다.
그러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에 요구해왔던 북 핵무기 및 핵프로그램의 신고 등이 평양공동선언문에 명확히 담겨있지 않아 미국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은 "비핵화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안 나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개하지 못하는 대화가 있었는지 몰라도 너무 밋밋하다"고 평가했다.
권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그의 주변에 있는 강경한 측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며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내용이어야 그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성묵 국가안보전략연구소 통일전략센터장 역시 평양 공동선언문과 관련해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별도의 메시지가 있지 않다면 미국을 이해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4일(미국 시간)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에 이뤄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비핵화 방안과 협상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청와대는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별도 메시지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기자들에게 "공동선언 내용 이외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이러한 논의의 결과를 토대로 내주 초 뉴욕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도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들에 관해서 양 정상 간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해졌다"고 말해 발표된 내용 외에 미국에 전달할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