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규정과 회계기준 차이…카드업계 "잘못된 여론 형성 우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금융감독원이 13일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이익이 5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회계기준으로는 순이익 증가는커녕 대폭 감소라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잘못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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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감원은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으로 산출한 올 상반기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이익은 8101억원으로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9%(2731억원)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 간 경쟁이 심화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조달비용이 늘었지만 카드 이용액, 카드론 취급 등의 확대돼 수익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국제회계기준(IFRS)의 회계기준을 대입한 8곳 카드사의 순이익이 9669억원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9% 감소한 수치다. 그 동안 금감원은 감독규정, 카드업계는 IFRS에 따라 순이익을 공개했다. 숫자가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처럼 결과가 판이하게 달랐던 적은 없다.
올해는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강화된 시기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금감원이 감독규정을 개정해 카드사 2곳 이상에 카드론 잔액이 있는 차주에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올 상반기에는 신 국제회계기준(IFRS9)이 시행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이 강화됐다.
카드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가 계속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카드사가 어렵다는 주장과 달리 수익을 많이 내고 있다는 잘못된 여론이 형성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감독규정 기준 실적이 IFRS 기준과 정확히 일치했던 것은 아니어도 큰 흐름에서는 다르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결과가 나오지 않았느냐. 이럴 경우에는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했는지 이유를 강조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어렵다는 주장과 달리 수익을 많이 내고 있으니, 카드 수수료 인하 여력이 있다는 근거로 쓰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업황이 반영되지 않은 실적이 발표된 것을 두고 연말 수수료 인하를 앞두고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