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비폭발성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 기술 개발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휘발유 엔진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한 번 교체로 700km 넘게 달리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나왔다. 교체하는 방식이라 느린 충전 시간 문제도 해결했고 폭발 위험성도 줄였다.
1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에 따르면 이 대학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조재필 교수팀은 휘발유 자동차보다 효율적인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오래 쓰면서 폭발하지 않는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이날 게재됐다.
[그림]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 개념도 2018.09.13. [자료=UNIST] |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는 충전해 사용하는 이차전지가 아니라 방전만 되는 일차전지다. 전기차에 적용하면 알루미늄 금속만 교체해 전기를 공급받게 된다. 같은 무게의 휘발유와 알루미늄의 실질적 에너지 밀도를 따지면 알루미늄이 월등하다.
조 교수는 “휘발유 1kg은 실제 자동차에서 1700Wh의 에너지 밀도를 나타내지만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에 적용한 알루미늄의 에너지 밀도는 1kg 당 2500Wh가 된다”며 “이 정도 에너지 밀도라면 한 번 교체에 700km를 달리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다양한 금속(연료)을 공기와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 ‘금속-공기 전지’의 일종이다. 금속-공기 전지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다. 특히 알루미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알루미늄은 가볍고 값싸며 이론적 용량도 리튬보다 크고 폭발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가 작동해서 전기를 발생시킨 모습 2018.09.13. [자료=UNIST] |
하지만 기존 ‘알루미늄-공기 전지’는 작동 과정에서 알루미늄 부산물이 쌓여 쉽게 성능이 떨어진다.
조 교수팀은 이를 ‘전해액 흐름’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한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를 개발했다. 전지에 펌프를 도입해 전해액이 흐르게 만들자 부산물이 쌓이지 않아 성능이 유지된 것이다.
또 폭발하지 않으면서 에너지 밀도가 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의 방전 용량은 기존 알루미늄-공기 전지보다 17배 증가했으며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조 교수는 “알루미늄은 산업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금속이라 소재 수급에 따른 전지 가격 문제에서 자유롭다”며 “전기차에 가벼운 알루미늄 금속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