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씨 측 "피해자 비공개진술 2차 가해로 이어질까 우려"
피고인 최씨, 유포혐의는 '인정', 강제추행은 '부인'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비공개 촬영회 노출사진 유포 및 강제추행' 피해를 호소한 유튜버 양예원(24)씨가 5일 오전 법정에 나서 ‘공개재판’을 요구했다. 양씨 측은 “2차 가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피해자가 입장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면 돌파를 시사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강제추행 및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동의 촬영물 유포 혐의로 기소된 '비공개 스튜디오 촬영회' 모집책 최모(44·구속)씨에 대한 1회 공판을 진행했다.
'비공개촬영회' 사진 유포 피해 및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씨가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법에서 진행된 첫 번째 공개재판을 방청한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 zunii@newspim.com 2018.09.05 [사진=김준희 기자] |
양씨 측 변호인은 진술 기회를 얻어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했다면 피해자가 다음 법정에 나올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피해자가 거짓말하는 것인 양 SNS에 유포되며 2차 피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씨는 비공개진술이 2차 가해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며 다음 기일인 10월 10일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설 양씨 발언을 공개재판으로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양씨는 이날 숏컷에 깔끔한 하얀 재킷 차림으로 변호인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월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피해사실을 폭로한 지 112일 만이다.
카메라 앞에 선 양씨는 “많이 답답했다”고 운을 뗐다. 양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힘들다고 여기서 놔버리면 나에 대한 오해가 풀리지 않고 가해자들도 처벌받게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정말 잘 이겨내 보려고 많이 버티고 버텼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 최씨는 양씨 등을 촬영한 사진을 지인들에게 전송한 사진 유포 혐의는 인정했다.
다만 강제추행 혐의는 “신체 접촉 사실조차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기록된 두 번의 추행 혐의 중 한 차례는 참석 여부조차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양씨의 신체 노출 사진을 촬영하고 2017년 6월 지인들에게 사진 115장을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3회에 걸쳐 모델들이 동의하지 않은 촬영 노출 사진을 반포한 혐의도 있다.
여성단체들이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법 정문에서 유튜버 '양예원 지지' 의사를 밝히며 응원하고 있다. zunii@newspim.com 2018.09.05 [사진=김준희 기자] |
양씨는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5월, “3년 전 피팅모델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튜디오에서 수위 높은 노출 사진 촬영 강요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양씨의 폭로로 불거진 ‘비공개 촬영회’ 피해자는 8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의자도 6명에 이른다. 경찰은 당초 7명을 입건해 수사했지만 핵심 피의자였던 스튜디오 실장 정모(42)씨는 지난달 9일 투신해 숨지며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