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 유죄 평결을 받은 이른바 ‘검은 화요일’ 이후 탄핵설이 확산되자 그는 주식시장을 겨냥, 방어에 나섰다.
자신의 탄핵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주가가 폭락하고, 모든 사람들이 매우 궁핍해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월가는 냉소하고 있다. 주식시장을 모르는 소리라는 것.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자금법부터 러시아의 대통령 선거 개입까지 법적 문제에 휘말리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주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폭락하려면 탄핵보다 강도 높은 악재가 필요하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감형을 위해 선거자금법 위반과 금융사기 등 자신의 죄목을 인정하면서 이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사실을 언급했고,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의 기소 1호인 폴 매너포트 2016년 당시 트럼프 캠프 선대위원장에 대한 8가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주가는 강한 저항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워싱턴이 발칵 뒤집힌 상황에 뉴욕증시는 평정을 잃지 않았다.
CFRA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23일(현지시각)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워싱턴에서 벌어진 일보다 경제 펀더멘털”이라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스캔들 당시와 지금의 금융시장 상황은 전혀 다르다”라고 말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원까지 뺏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추진한 경기 부양책이 큰 차질 없이 지속될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발리에르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기업 수익성도 건재하다”라며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일이 결코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니지만 주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고 탄핵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치 리서치 기관인 프레딕트에 따르면 2018년 말과 2019년 말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각각 90%와 67%로 파악됐다. 또 임기가 만료되기 전 탄핵될 가능성은 4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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