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 때리기’가 재개된 가운데 23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 월가의 시선이 집중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4일 오전 10시 ‘변화하는 경제의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과거에도 수 차례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예고가 나온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날 선 비판 이후 파월 의장이 첫 공식 석상에 나서는 만큼 이번 회동에 쏠린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금리인상 사이클에 대해 기존의 발언과 달라진 입장이 제시될 경우 미 국채 수익률과 달러가 들썩거릴 여지가 높고, 이는 신흥국 사태에도 작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는 주장이다.
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채권 트레이더들의 9월 금리인상 전망은 93.6%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투자자들은 12월 금리인상에 대한 가능성도 61.3%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예고대로 올해 네 차례의 긴축이 단행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정치 자금 후원자들과 회동 및 20일 로이터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매파 기조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데 따른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금리와 달러화 향방, 그리고 신흥국 사태는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한 쟁점이다. 정치적 혼란과 무역 마찰에 따른 신흥국 통화 급락은 연준의 금리인상과 함께 달러화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미 상품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기 세력의 달러화 하락 대비 상승 베팅이 1년래 최고치로 늘어났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베네수엘라를 필두로 신흥국 위기 가능성이 날로 고조되자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 부상한 결과다
월가의 전략가들은 잭슨홀 미팅이 금융시장의 단기적인 방향에 극적인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북미 외환 전략 헤드는 21일 투자 보고서를 내고 “올해 잭슨홀 미팅이 매우 민감한 시기에 열리는 셈”이라며 “파월 의장이 기존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후퇴하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달러화 매수 포지션의 청산을 시작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의 비라지 파텔 외환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재닛 옐런 전 의장이라면 최근과 같은 신흥국 혼란을 앞세워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을 것”이라며 “파월 의장이 이 같은 행보를 취할 경우 신흥국 통화가 강한 상승 반전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의 후퇴는 위기 상황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때문에 매파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롱뷰 이코노믹스의 크리스 워틀링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아닌 금융시장에서 그럴 만한 이유가 발생해야 연준이 긴축을 중단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금리인상 사이클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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