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정치 자금 후원자들과 만난 사석에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향해 또 한 차례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달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 상승을 부추기는 연준의 매파 기조에 쓴소리를 낸 데 이어 이번에는 정치 자금 후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날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가뜩이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에 월가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연준 때리기’가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CNBC는 소식통을 인용,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햄튼에서 정치 자금 후원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월 의장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값싼 유동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렇게 과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공식 취임 이후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고, 이 가운데 두 차례는 파월 의장의 주도로 단행됐다.
연준은 올해 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과 내년 세 차례의 긴축을 예고한 상황이다. 정책자들이 무역전쟁 리스크에도 통화정책 정상화에 강경한 행보를 취하면서 달러화 상승을 부추겼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역시 같은 맥락이다. 그는 특히 위안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경기 부양책으로 2분기 성장률을 4.1%까지 끌어올린 상황에 연준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한 소식통은 CNBC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적극적인 긴축의 이유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며 “그는 미국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뒤 연준이 금리인상으로 훼방을 놓고 있다며 불평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그가 블룸버그는 정치적인 사석에서 파월 의장을 향해 날을 세운 것은 개인적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발언은 중국과 이달 말 3라운드 무역 협상을 앞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협상의 초점이 위안화에 맞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