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도 느린데 170조원은 희망고문"
"경제효과 있어도 기업에만 좋아…노동자와 소상공인은 어떨지"
김성태 "대통령, 판문점만 다녀오지 말고 통영 조선소도 다녀오시길"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경제공동체 170조 효과'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비핵화 협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희망고문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16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어제 광복 73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는 경제다. 30년간 170조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어제 그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착잡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73주년 기념식에서 30년간 남북 경제협력의 효과는 17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김 위원장은 "우선 비핵화 협상이 이렇게 느린 마당에 남북경제공동체와 170조원의 경제효과를 얘기하기는 빠르다"면서 "일에도 선후가 있고 완급이 있는데 순서가 잘못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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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8.08.13 yooksa@newspim.com |
그는 이어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하는데, 그게 과연 누구의 이익이 될지 모르겠다"면서 "북한의 싼 노동력을 찾아 우리나라 생산업체들이 이동하면 기업은 좋겠지만, 우리나라 노동자는 어떻게 되고 소상공인들의 영업환경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확실하게 우리 정부가 전략을 잡고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그런게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170조원이라고 효과를 뭉뚱그려도 되느냐"면서 "많은 사람에게 심각한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지금은 희망고문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할 때"라고 비판했다.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들어오던 얘기여서 딱히 새로울 것은 없었다"면서 "평화도 좋지만 지금 필요한건 민생경제 논의"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평화와 경제협력도 다 좋은데 국민들이 느끼는 올해 상반기 체감실업률이 11.8%에 달한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러 판문점만 갈게 아니라 통영 조선소와 군산 자동차 공장에도 좀 다녀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한다.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뿐 아니라 탈원전, 국민연금 제도개혁,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 BMW 수입차 안전대책, 부동산 시장 양극화 등 시급한 정책현안을 비롯해 북한산 석탄, 드루킹 특검, 그리고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오늘 청와대 오찬은 할 이야기들이 넘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