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저성장 늪에 빠진 백화점 업계가 불안한 업황에도 올해 2분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내수 침체 속에 외형 확장보다 내실경영으로 방향타를 틀면서 비용 절감에 집중한 결과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 2분기 매출은 0.9%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2.5%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7.4%로 무려 2.2%포인트나 증가했다.
롯데는 국내에선 비용 효율화를 통해 7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한편, 해외에서도 사드 기저효과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적자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광고판촉비를 120억원 가량 절감하면서 전체 판관비를 전년대비 205억원이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지급수수료(-89억원), 감가상각비(-82억원) 등 효율적인 비용 절감이 이뤄지며 국내 점포의 영업이익은 19.5%나 증가했다. 해외 사업인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영업적자를 각각 34억원, 15억원 개선하며 수익성 향상에 보탬이 됐다.
신세계백화점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5.9% 증가한 4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4% 신장이 그치면서 영업이익률(3.7%)이 전년보다 0.5%포인트 늘었다.
온라인몰을 제외해도 오프라인 점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1.8% 성장했다. 내수 침체와 인건비 증가 속에서 허리띠를 조인 결과다. 쿠폰북 등 지류 DM을 디지털화하는 등 판촉비용을 절감한 게 주효했다.
롯데백화점 소공 본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
현대백화점 역시 2분기 매출은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5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1% 증가했다. 지난해 일회성인 부가세 환급 수익(41억원) 영향을 제외하면 사실상 15.9% 늘어난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 신장률(5%) 대비 수익 개선세에 탄력이 붙었다.
연초부터 사은 상품권 축소를 통한 광고판촉비 절감도 지속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분기 판매관리비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절감했다.
판교점(14%) 등 주요 점포의 선전과 천호점 등 기존점의 리뉴얼 효과로 기존점 매출 성장률이 1분기 1.4%에서 2분기 3.3%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허나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총매출 증가와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며 이익이 극대화됐고 면세점 준비 비용이 1분기에 이어 36억원 소요됐음에도 이익 증가가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류·잡화 등 상대적으로 고마진 상품군 매출이 늘어나면서 이익률이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남성 패션 매출이 8.7% 신장했고, 생활(14.6%)·명품(8.0%) 등 주요 상품군도 매출도 호조를 보였다.
현대백화점의 경우도 명품과 리빙 등이 10%, 7% 증가하며 총 매출을 2.3% 끌어올렸다. 여기에 1년 가까이 역신장에 머물렀던 남성·여성패션도 성장세로 전환했다.
이로써 백화점 3사는 중국의 사드 보복의 여파로 수익성이 급감했던 지난해 2분기 부진을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작년 2분기 사드 직격탄을 맞은 롯데백화점은 영업이익이 55.6%나 급감했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덩달아 영업이익이 6.9%, 11.3% 감소한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신세계] |
하반기에도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향상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백화점 업계의 성장이 수년째 제자리에 머무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까닭이다.
국내 백화점 시장은 지난 2012년 이후 5년 연속 매출이 29조원대에 머물며 성장이 멈춘 상태다. 사업 실적도 악화돼 10년 전만 해도 8∼10%에 달했던 백화점 빅3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3∼5%대로 반토막 났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올 하반기에도 업태전환, 부진점포 매각 등 오프라인 점포의 구조조정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천점과 부평점, 안양점 매각을 추진 중이고, 중국 현지 백화점 사업의 영업권 양도도 검토하고 있다.
허나래 연구원은 “소비 양극화로 백화점 VIP 주도의 소비가 견고하고, 7월 이후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매출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속해서 DM 효율화와 상품권 행사 축소를 통해 비용 감축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익 증가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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