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IB, 위안화 급락 이어 미국 가세로 환율전쟁 점화 우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을 필두로 주요국과 무역 마찰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화 매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월가에 번지고 있다.
수입 관세에 집중된 보호주의 정책을 외환시장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경우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9일(현지시각) JP모간은 투자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수지 적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축소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 차례에 걸쳐 약달러를 선호한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중국 위안화 약세에 불만을 드러낸 만큼 환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이 달러화 매도를 통해 환시에 적극 개입한 것은 지난 2000년 선진 7개국(G7)이 유로화 폭락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공조했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어 2011년에는 일본을 강타한 쓰나미로 인해 엔화가 급등하자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화 매입에 나선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관세 전면전에서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는 데다 자동차를 포함한 그 밖에 수입 품목에 관세를 도입할 뜻을 분명하게 밝히자 월가는 보다 공격적인 보호주의 정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JP모간 이외에 주요 투자은행(IB)이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정책을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과 유로존이 통화 가치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위안화가 달러화에 대해 15개월래 최저치로 밀리자 환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화 강세가 미국 경제에 흠집을 낸다고 강조하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미국이 실제로 환시 개입을 단행할 경우 인위적인 통화 가치 절하를 지양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언을 어기는 셈이 되며, 동시에 환율전쟁 리스크를 크게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안화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달러화의 상대적인 강세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유동성이 위축되는 한편 전세계에 디플레이션 압력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