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설레는 마음을 안고 떠났던 여름 휴가. 그러나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았던 예가 다반사다. 전국 어디를 가나 인파로 초만원이고, 살인적인 더위는 피서지에서도 어쩔 수 없음을 경험했을 것이다. 화가 박상희(1979~)가 주목한 것도 바로 소시민들이 겪는 그같은 휴가다.
박상희 ‘수영장’ 2018. 캔버스에 오일과 아크릴릭. [사진=성남큐브미술관] |
젊은 작가 박상희가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박명숙)의 초대 아래 8월 10부터 개인전을 갖는다. ‘박상희 불편한 휴가’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작품전은 성남큐브미술관이 성남 일대에서 작업하는 미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개최해온 ‘성남청년작가전’의 일환이다, 전시는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오는 9월 9일까지 열린다.
박상희는 휴가를 떠난 도시인들의 소회와 피서지 속 인간들의 모습을 꾸준히 담아왔다. 낯익은 공간을 지극히 단순하게 표현하고, 그 속에 인간을 집어넣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온 것.
박상희 ‘수영장’ 2018. 캔버스에 오일과 아크릴릭. [사진=성남큐브미술관] |
특히 수영장과 물놀이장, 계곡 등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복잡다단한 심정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분명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수영장인데 혼자서 외롭게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은 그 반어법이 허를 찌른다. 수영장 물이 푸른 색이 아니라, 온통 빨간 색인 것도 도드라진다. 떠나올 때의 희망은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는 것이었지만 발디딜 틈 없는 수영장에서 매우 난감했던 나의 기억과 오버랩되며 공감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그림이다.
작가는 기히학적인 구도 속에 인간은 아주 작게, 그 것도 중앙이 아닌 구석에 그려넣음으로써 팍팍한 현대사회에서 느끼는 불안과 상실감, 피로 등을 드러내고 있다. 군중 속에 있을수록 오히려 고독감이 밀려오는 우리 모두의 심사가 담긴 작품들이다. 박상희는 숙명여대 회화과와 홍익대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이번이 7번째 개인전이다. 관람 무료.
art2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