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인프라 개발 등 민간 기업의 경제협력 강화
아베 총리와 시진핑 주석의 상호 방문도 추진
中, 미국 견제 위해 일본 등과 관계개선 추진
안보 문제 관련해서는 여전한 견해 차 드러내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과 중국이 경제협력을 전면에 내세워 양국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세안(ASEAN)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일 회담을 갖고, 제3국에서의 인프라 개발 협조 등 민간 기업 차원의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민간 기업들의 협력 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조만간 발족할 방침을 결정했다. 또 이와 함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상호 방문을 위한 조정도 서두르기로 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좌)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中, 미국 견제 위해 일본 등과 관계개선 추진
고노 외상은 회담에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 양국 정상 간의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왕이 외상은 “일본 측은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많은 구상을 제안했다. 우리는 이를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의 핵심은 제3국에서의 민간 협력이다. 중국의 광역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와 관련한 인프라 투자 안건에 일본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를 예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민관 공동으로 구성된 ‘중일 민간 비즈니스의 제3국 전개 추진에 관한 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오는 9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첫 번째 회의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또한 중국 측은 인공지능(AI)과 전자결제서비스 등 디지털 분야에서의 일본과의 협력에 특히 관심을 나타냈으며, 양국은 앞으로도 대화를 계속해 나갈 방침을 공유했다.
중국은 무역전쟁 등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이유로 최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왕이 외상은 미국의 보호주의를 비판했으며, 고노 외상은 자유무역 체제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동조했다.
양국은 경제협력을 매개로 정상 간 왕래 외교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 측은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3선이 결정되면 10월에라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내년에는 시 주석이 일본을 방문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 안보 문제 관련해서는 여전한 견해 차 드러내
한편, 안전보장 측면에서는 양국의 견해 차이가 여전함을 드러냈다. 중국이 군사 거점화를 추진하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왕이 외상은 “안정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일본에 협력을 요구했다. 하지만 고노 외상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동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고노 외상이 중국의 자원 개발과 센카쿠(尖閣)열도 문제를 거론하며 “중일 간의 안정적인 발전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해양안전보장 분야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왕이 외상은 “서로 간 차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의 입장을 강조했다.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함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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