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김정은 친서 받아..답장도 곧 전달"
트럼프 "곧 만나길 기대"..계획은 없지만 열려있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본격적인 '친서 외교'를 펼치고 있다. 최근 북한의 핵물질 생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 종전선언 시기를 둘러싼 이견 등이 노출되면서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에 친서 외교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전달받았고 답장도 곧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대통령이 답장을 썼으며 이는 곧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사실 '김정은 친서' 언급은 깜짝 발표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날 새벽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하와이 히캄 기지에서 한국전쟁 참가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 봉환식이 개최된 것과 관련 '약속을 지킨' 김 위원장에 거듭 사의를 표명한 뒤 "당신의 좋은 서한에 감사한다.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친서 전달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자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성명에 이어 오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를 확인한 셈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단순히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확인에서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답장이 곧 전달될 것이라고 공개한 것이다.
당연히 관심은 친서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 샌더스 대변인은 구체적 내용 공개는 피했다. 하지만 "그 친서들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공동성명에 나오는 약속을 다루고 있다"면서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완전하고 전면적인 비핵화를 향해 함께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에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약속 이행 의지가 담겼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친서를 통해 비핵화를 위한 협력과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 및 경제 지원 약속을 강조하며 '화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최근 미국 안팎에선 북한이 과연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하고 이를 실행할 의지를 갖고 있는 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의 핵물질 생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 종전선언 시기를 둘러싼 이견과 북핵 후속 협상의 교착 등은 모두 이런 비관론을 부채질하고 재료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온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도 함께 식어가고 있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미군 전사자와 유해 봉환과 맞물린 친서 교환을 전면에 내세워 이같은 논란을 잠재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고 있는 북핵 실무 협상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올해 북핵 협상의 고비마다 '친서'를 적절히 활용해왔다.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 부장은 지난 6월 1일 백악관을 방문,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당시만 해도 북미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를 받은 직후 "예정대로 싱가포르 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정상회담 후속 논의를 위해서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친서를 주고받았다. 이후 폼페이오 장관의 '빈손 방북' 논란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까지 전격 공개하며 긴급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세 번째 '친서 외교'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 성과는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트위터에 "곧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결심은 섰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답장에 김 위원장의 방미 초대가 포함됐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샌더스 대변인도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분명히 그 논의에 대해 열려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