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석 더 비싸지만 '깜짝쇼'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예매
기념품 가게도 부모들에겐 골칫거리
전문가 "어린이 상대 고가 마케팅 적절한지 생각해봐야"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 뮤지컬이 잇따라 개막하고 있다. 부모 입장에선 모처럼 아이와 시간을 보낼 기회지만, 일부 ‘키즈 마케팅’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일반 뮤지컬과 달리 어린이 뮤지컬은 통로 자리가 일반석보다 5000~1만원 정도 비싸다. 주인공들이 공연 중간에 무대 밖으로 나와 인사를 하는 등 이른바 '깜짝쇼'를 펼쳐 어린이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엄마는 “딸 손 한 번 잡게 해주려고 ‘울며 겨자 먹기’로 통로 쪽 좌석을 예매한다”고 말했다. 5세 아들을 키우는 A씨는 “애들이 좋아하니까 통로석을 예매하는 편인데 주인공이 내려오지 않을 때도 있는데 비싼 값을 받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공연장에선 입구에서부터 야광봉 등을 비싼 값에 팔아 어린이의 환심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A씨는 “‘공연 중 야광봉을 흔드는 부분이 있습니다’고 써놓고 야광봉을 판매하는 공연장도 있다”며 “아들이 사달라고 떼쓰기도 하고, 그 문구를 보고 어떻게 안 사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공연 후 주인공과 즉석사진을 찍으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대개 5000원이다. 6세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는 “어린이집에서 체험학습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해서 억지로 즉석사진을 5000원씩 주고 찍긴 하는데 아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공연장 기념품가게도 골칫거리라고 입을 모은다. 7세 아들을 키우는 B씨는 “기념품숍은 보통 공연 시작 전이나 끝난 뒤 들르게 돼 있는 구조라 애들 눈에 띄게 돼 있다”며 “3~4만원 고가 위주의 제품이 진열돼 있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8세 딸을 키우는 한 엄마는 “보통 공연장 기념품은 시중 제품보다 1.5배 정도 비싸다”며 “당연히 부담은 되지만 아이가 한 명 밖에 없고 자주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해주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A씨는 “어린이들 문화생활 즐기기엔 너무나 큰 비용이 깨진다”며 “티켓 값에 장난감까지 10만 원은 훌쩍 넘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특히 “부모는 공연을 즐기기보다 아이 보호자 차원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부모 좌석까지 같은 공연 값을 받는 것은 엄연한 상술”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철한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국장은 “아이들 입장에서 친구가 사면 따라 사고 싶은 심리도 있을 것이고, 부모 입장에선 아이들 부탁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라며 “방학 기간 체험활동이라는 상황을 이용해 고가 마케팅을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지적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