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특수단 "기무사, '눈가림用 TF' 운영 예산 확보"
"계엄문건 관련 USB 수백개 파일 삭제…상당수 복구"
"복구 파일에 '계엄시행준비' 내용 포함…수사력 집중"
계엄문건 보고서 원 제목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으로 확인
일부 세월호 유가족 대상, 사진·학력·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수집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문건 작성 테스크포스(TF)팀을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해 눈가림용 TF로 별도의 예산을 확보했고, 세월호 유가족 사찰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작성과 세월호 유족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국방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사경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수단은 “기무사는 계엄문건 작성 TF를 비밀리에 운영하기 위해 ‘미래 방첩업무 발전방안 TF’란 이름으로 인사명령과 예산, 별도의 장소도 확보했다”며 “또한 망이 분리된 PC를 이용해 문건을 작성했으며 TF 운영 이후 사용된 전자기기를 포맷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확보한 계엄문건 관련 USB 안에 수백 개의 파일이 저장됐다가 삭제된 흔적도 발견했다. 현재 이 중 상당수를 복구한 상태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대령)에게 국방부 기무사 독립수사단장에 임명했다. 전 법무실장이 임명장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8.07.11 |
특수단은 “복구된 일부 파일에 ‘계엄시행준비’에 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압수물 분석자료,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단은 또한 기무사의 계엄문건 보고서의 원래 제목은 기존에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 아닌 ‘현(現) 시국 관련 대비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수단은 기무사의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서는 “기무사는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현장지원 등의 명목으로 세월호 TF를 구성, 일반 지원업무 외에도 유가족을 사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수단에 따르면 기무사는 현장 및 사이버 사찰을 통해 유가족의 성향, 정부 발표에 대한 반응은 물론이고 일부 유가족에 대해서는 사진, 학력,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특수단은 지난달 16일 수사를 개시해 계엄문건 관련 USB를 확보했으며, 문건 작성 TF원 등 25명에 대해 소환조사와 기무사에 대한 압수수색, 관계자 진술 등을 진행해왔다.
특수단의 계엄문건 수사팀은 2일부터 동부지검으로 이동할 예정이며, 세월호 민간인 사찰 수사팀은 국방부에서 관련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