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경찰견종합훈련센터, 1년 이상 훈련 거쳐 경찰견 양성
"경찰견 성장과정 뿌듯...자식 같아 아프면 교관도 힘들어"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지난 6월, 전남 강진 여고생 실종사건을 겪으며 경찰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시 여고생 시신을 사람 냄새를 맡도록 전문적으로 훈견된 '체취견'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경찰견은 실종자 수색뿐 아니라 증거물 체취와 사체 체취, 숨겨둔 범행 도구 체취, 폭발물 탐지, 마약탐지, 인명구조 등 다양한 수색작업에 투입된다.
임무 자체가 중요하고 위험한 만큼, 경찰견은 철저한 교육을 완수한 개들만 얻을 수 있는 명예로운 이름이다. 든든한 경찰견들은 현재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산하 경찰견종합훈련센터에서 키워내고 있다.
충남 아산시 무궁화로에 위치한 경찰견종합훈련센터 2018.08.01 justice@newspim.com <사진=박진숙 기자> |
경찰견은 성격과 기질 등 꼼꼼한 테스트 결과 선택된 개들만이 훈련 대상이 된다. 훈련탐지요원이 1년 이상 꼼꼼하게 훈련한 결과 비로소 경찰견으로 자라날 수 있다.
사체나 증거물, 화약, 범행 도구 등을 숨겨두고 찾도록 하는 것이 주요 훈련과정이다. 숙달된 개들은 냄새를 맡으면 그 자리에 앉아 찾았다고 훈련탐지요원에게 알려준다.
풀밭에 던진 담배꽁초는 찾기 힘들지만 훈련견은 담배에 묻은 사람 냄새를 맡아 발견한 후, 그 자리에 앉아 발견했다는 신호를 교관에게 보낸다. 2018.08.01 justice@newspim.com <사진=박진숙 기자 |
서울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에서 10년 정도 경찰견 관련 업무를 담당한 김경수 교관(경위)은 경찰견 발전을 위해 경찰견종합훈련센터에 지원, 지난 2017년 1월부터 근무하고 있다.
김 교관은 “경찰견이나 군견은 예산 등에서 ‘장비’로 잡혀 있다”며 “장비이긴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이니 개념이 다르다. 자식처럼 소중히 대하며, 개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준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들을 관리가 어려운 것은 없지만, 아프면 신경써야 하는 점이 많아 힘들기도 하다”며 “훈련을 통해 경찰견으로 커가는 걸 보면 뿌듯하다. 진도가 잘 안 나가면 답답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권 교관(경위)은 2009년 경찰에 수색견이 없어 소방견에 의존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직접 경찰견 훈련을 해보고 싶어 교관에 지원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 교관은 “훈련하면서 개의 능력이 향상되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며 “개들을 잘 교육해서 수색이나 탐지 현장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웃었다.
경찰견종합훈련센터에서 경찰견을 양성하기 위해 훈련 중인 김경수(오른쪽) 경위와 이상권 교관 2018.08.01 justice@newspim.com <사진=박진숙 기자> |
서울청 특공대에서 근무하다 2013년부터 경찰견탐지견운영요원으로 활동 중인 신호석 교관(경사)은 경찰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 경찰견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방견과 달리 경찰견은 범죄나 실종자 사체 등과 연관되다 보니 일반인은 경찰견이 있는지도 모르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신 교관에 따르면, 경찰견은 17개 지방청 중 11개소에 각 1마리밖에 배치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 경찰견 요청이 많아도 제대로 투입할 수 없다. 투입된다 해도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신호석 교관은 “실종자나 치매노인은 수색에 들어갔을 때 살아있는 경우가 드물다”며 “이들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핸들러와 경찰견이 활성화돼 큰 사건은 물론 사소한 사건도 경찰견이 나서야 한다”고 바랐다.
정용국 경찰견종합훈련센터장이 훈련견 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08.01 justice@newspim.com <사진=박진숙 기자> |
정용국 경찰견종합훈련센터장은 “경찰견을 서울청 특공대나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계뿐 아니라 일선 관서에도 보급해야 하는데 제대로 잘 안되고 있다”며 “내년 대전에 훈련센터를 완공하는 만큼, 센터의 기틀을 잡아나가면서 경찰견을 제대로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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