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대책 1년' 지역경기침체 겹처 부‧울‧경에 직격탄
부산 7개 조정대상지역 해제 검토..지역별 맞춤형 대책 마련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31일 오후 6시0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부가 침체된 지방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8.2부동산대책 시행 후 부동산 과열 분위기가 급격하게 식은 부산 7개 자치구에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이 여전히 어두운 상황에서 지역경기 침체가 겹친 부산‧울산‧경남지역 규제 완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부산 시내 전경 [사진=서영욱 기자] |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8.2부동산대책의 후속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8.2대책을 시행한지 1년이 돼 가는 시점에서 그동안의 평가와 보안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방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각한 지역이 많다. 지역별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방안은 부산 7개 지역에 지정된 조정대상지역 해제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부산‧울산‧경남지역이 심각하다"며 "부산의 조정대상지역과 같은 규제를 끌고 갈 것인지가 큰 고민이다"고 전했다.
부산은 지난 8.2대책에 따라 △해운대구 △연제구 △동래구 △수영구 △남구 △부산진구 △기장군 7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양권 전매와 1순위 청약 자격조건이 강화된다.
하지만 8.2대책 시행 1년이 지난 지금 부산을 비롯한 울산, 경남지역의 하락세는 심상치 않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상반기 주택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울산은 올 상반기 집값이 2.5% 하락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이다. 이어 경남이 –2.0%로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부산도 0.6% 하락했다.
이준용 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장은 "부산은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입주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주택시장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울산과 경남일부지역은 조선업 침체에 따라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하락폭이 증가해 주택시장 하락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주택 매매가 변동률 [자료=감정원] |
전문가들은 하반기 지방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부‧울‧경지역의 하락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금리인상 가능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 악재는 주택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수출시장 악재가 확대될 경우 포항-울산-부산-창원-거제로 이어지는 동남권 경제 침체로 지역 주택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공급과잉과 수요위축, 보유세 인상으로 인한 미분양이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5월 기준 미분양주택 위험진단 결과 선정된 16개 경고지역 중 부·울·경 지역에서만 포항시, 창원시, 통영시, 김해시, 거제시, 양산시 6곳이 선정됐다.
부산의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함께 국토부는 지역별 맞춤형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 23일 국토교통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지난해 8.2대책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에 대해 시장상황에 따른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부·울·경 지역과 반대로 과열양상이 이어지는 서울 일부지역과 분당, 평촌을 비롯한 수도권 1기 신도시, 대구 수성구는 추가 규제 가능성이 거론된다.
변세일 센터장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지방의 매매가격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급격한 하락 방지를 위해 지방조정대상지역의 선별적 해제, 매입임대주택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울·경 지역과 같은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조선업과 같은 기반 사업이 붕괴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준 측면도 있다"며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