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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 오늘 개최

기사입력 : 2018년07월30일 16:50

최종수정 : 2018년07월30일 16:50

지구 반대편 15C 콜롬비아인들이 형성한 황금 문명은?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장 특별강연, 내달 7일 진행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이 30일 개막한 '황금문명-엘도라도 신비의 보물을 찾아서'를 통해 '황금'을 지킨 콜롬비아 원주민의 문화를 소개한다.

15세기 콜롬비아인들은 황금을 '부의 상징'으로 삼지 않았다. '황금'은 그들과 신과의 매개체이며 그 자체가 그들의 문화였다. 그래서 외부로부터 반드시 지켜야하는 보물이었던 셈이다.

콜롬비아인들의 황금 문명을 비추며, 21세기 현대인들의 가치와 비교해보는 흥미로운 전시가 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3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 기자간담회에 배기동 관장이 참석해 전시를 설명하고 있다. 2018.07.30 89hklee@newspim.com

배기동 관장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행사는) 황금 유산의 의미를 전달하는 전시"라며 "우리는 황금을 '물질의 대명사'로 본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 황금은 민족의 정신이 깃든 물질"이라고 소개했다.

이 전시는 2009년 특별전 '태양의 아들, 잉카' 2012년 특별전 '마야 2012'에 이어 6년 만에 개최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중남미 문명 특별전이다.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황금유물 322점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지난 몇 년간 영국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49개국에서 200회 이상 순회전시가 이뤄졌지만 한국에서는 다소 늦게 공개하게 됐다. 배 관장은 "콜롬비아 문명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익숙치 않다. 한국에는 비록 늦었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진 전시"라며 "이 전시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쥐인간 장식, 900~1600, 9.5x11.9cm, 마그달레나, 산타마르타,O16584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엘도라도'는 본래 '황금을 온몸에 바른 사람의 이야기'다. 무이스카의 족장이 과타비타 호수에서 온몸에 황금을 바르고 호수의 가운데에서 황금과 에메랄드를 물에 던지며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는 '안데스 산맥을 넘으면 황금 도시가 있다'는 '엘도라도의 전설'이 됐다. 그러면서 엘도라도는 이상향을 대표하는 단어가 됐고 누군가에게 이곳은 침략하고 싶은 탐욕의 대상으로 변질됐다.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는 아마존 강을 지나 안데스 산맥을 넘어 잃어버린 황금문명을 찾아가는 생생한 탐험의 길을 떠올릴 수 있도록 4부로 구성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제 1부 '부활한 엘도라도'에서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기법을 이용한 전시 2018.07.30 89hklee@newspim.com

전시는 미디어 아트로 시작한다. 제1부 '부활한 엘도라도'는 미디어 파사드 기법을 이용한 3면 영상으로 황금을 탐내는 외세에 맞서 싸운 콜롬비아 원주민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신을 위해 과타비타 호수에 바친 황금 유물과 원주민들의 문명이 삼면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전시의 이해를 돕는 이 작품은 연세대학교 김형수 교수가 직접 맡았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 전시한 엘도라도 전과의 차별점이다. 배 관장은 "디지털 아트로 황금 유물의 이미지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감성을 자극하는 전시로 기획했다"고 자신했다. 이어 "부디 이번 전시가 오래된 아메리카 문명의 깊고 숭고한 문화적 의미를 잘 전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은 학예연구사는 콜로비아의 엘도라도 문명에 대해 "콜롬비아 원주민은 당시 황금이 신에게 바치는 도구였고, 황금으로 장신구를 만들어 봉헌용으로 썼다"며 "돌이 황금보다 더 귀해서 황금으로 의식용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코카 잎을 앂는 남성상, 600~1600, 17.5x12.5cm, 콜롬비아, C12632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부는 '자연과의 동화'다. 콜롬비아 원주민들은 산과 강, 자연을 신성하게 여겼고 다양한 동물은 하늘과 땅과 물을 연결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로 생각했다. 주로 이들이 숭상하는 동물은 새, 재규어, 도마뱀 등이다. 당시의 원주민들의 수명은 짧아서 '다산'을 상징하는 개구리를 닮길 바랐다. 이렇듯 자신들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하고자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했던 콜롬비아 원주민의 삶을 소개한다.

3부는 '샤먼으로의 변신'이다. 콜롬비아 원주민 사회에서 샤먼은 많은 영혼을 가질 수 있었고, 그 힘으로 위험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악령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샤먼은 변신하고자 하는 동물 모양의 가면을 쓰고 모습을 바꾸어 병을 치료하고 날씨를 관장했다.

4부는 '신과의 만남'이다. 샤먼은 영혼의 세계를 자유로이 오가고 족장과 원주민을 신에게 인도하는 중개자였다. 가면을 쓰고 온 몸에 문신을 새겨놓고 코카 잎과 석회 가구로 무아지경에 빠진 신을 만났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사람 장식 뼈 항아리와 부족의 뼈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 2018.07.30 89hklee@newspim.com

문신은 피부에 새기는 방식이 아니라 롤러 스탬프로 피부에 굴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콜롬비아 원주민들은 소라가루와 석회석을 섞은 가루를 입에 넣어 빠져드는 환각 상태에서 신과 만날 수 있다고 믿었다. 오세은 학예연구사는 환각 상태에 대해 "커피 마신 수준의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변신의 과정에 함께한 다양한 황금 장신구는 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에게 바친 봉헌용 황금인형과 장례용품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는 얼굴 문신이 가득한 장신구에 2층식 모양으로 의자에 앉은 형상의 유물이 있는데, 이는 족장의 시신을 묻은 유물로 짐작된다.

오 학예연구사는 "의자에 앉을 수 있었던 건 족장 뿐이었다"며 "당시 장례를 치를 때 집에서 쓰는 큰 항아리를 쓰기도 하고, 특별히 장례용 항아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곳에 사람을 묻을 때 시신의 뼈만 추려내 담았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애초 오는 8월4일부터 일반 공개를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여름방학을 맞아 박물관을 찾는 많은 관람객들을 위해 30일 오후 1시부터 일반 관람을 시작했다. 이 전시는 국립김해박물관에서도 11월27일부터 2019년 3월3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는 10월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이어진다. 전시 연계 특별강연으로는 콜롬비아 황금박물관 관장 마리아 알리시아 우레베 비레가스(Maria Alicia Uribe Vilelgas)가 '엘도라도의 황금문화'를 준비한다. 오는 8월7일 오후 2시~4시 교육관 제1강의실에서 열리며, 예약 없이 선착순 입장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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