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랑'에서 인간병기 임중경 연기
9월부터 할리우드 진출작 '쓰나미LA' 촬영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그 스스로 이 수식어를 반기진 않지만 누가 봐도 비현실적인 아우라를 가진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다. 임중경을 연기할 배우는 그뿐이었다. ‘인랑’ 기획할 때부터 오로지 그만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김지운 감독)
배우 강동원(37)이 이번에는 늑대로 불린 인간병기가 돼 돌아왔다. 김 감독과 의기투합한 ‘인랑’을 통해서다. ‘인랑’은 2029년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 1999년 제작된 오시이 마모루(押井守)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했다.
‘인랑’의 개봉일인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강동원을 만났다. 뉴스핌과 마주한 강동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며 작품을 선보이는 소회를 밝혔다.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
“갑옷 입고 만든 한국 영화가 없어서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 걸 입어보고 싶은 로망도 있었죠(웃음). 게다가 김지운 감독님 작품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잖아요. 캐릭터도 매력적이었고요. 찍으면서는 원작 팬들의 지탄을 받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했죠. 원작과 가깝게 가려고 했어요. 물론 원작의 아저씨 같은 면은 없지만(웃음), 그 서늘하고 남성적인 느낌을 살리려 했죠.”
김지운 감독이 요구했던 바도 그 지점이다. 김 감독은 임중경의 캐릭터가 섹시하게 그려지길 원했고, 그 예로 할리우드 배우 톰 하디를 들었다.
“할리우드 마초 배우들은 다 보여주셨어요. ‘내가? 될까?’ 싶었죠(웃음). 그래서 운동도 많이 했어요. 액션 때문에도 필요했지만, 운동하면 얼굴이 바뀌니까 남성적인 얼굴을 만들려고 한 거죠. 몸 만들면서 머리도 자르고 태닝도 했고요. 근데 운동 엄청 했는데 강화복 때문에 잘 안보이더라고요. 나인지 알아보려나 싶죠(웃음).”
체력적인 부분 못지않게 감정 연기도 힘들었다. 임중경은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 다른 역할에 비해 대사도 거의 없었다.
“‘의형제’(2010) 찍을 때 대사도 없고 감정도 숨겨야 해서 진짜 힘들었거든요. 근데 이건 끝판왕이었어요(웃음). 고민을 많이 했죠. 내려놓기 쉽지 않았지만 내려놓으려고 했고,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욕심도 버렸어요. 그래도 필요할 때는 했죠. 강화복 가면 안에서도 했어요. 감정이 생기면 움직임이 달라지니까요. 기분 좋을 때와 나쁠 때 걷는 게 다른 것처럼요. 클로즈업할 때는 헬멧 사이로 눈이 얼마큼 보여야 할까 계산하면서 연기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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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이야기지만, 흥행에 관한 이야기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강동원은 부침을 겪고 있다. 데뷔 이래 ‘엠(M, 2007)’을 제외하고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겼던 그지만, 최근작인 ‘가려진 시간’(2016)과 ‘골든슬럼버’(2018)는 모두 손해를 봤다. ‘인랑’ 흥행이 중요하겠다는 질문에 강동원은 “왜 ‘1987’(2018)은 빼느냐”며 웃었다.
“당연히 흥행이 되면 좋죠. 언제나 과감하고 새로운 걸 도전하고 싶고 진취적으로 스텝을 밟아나가고 싶거든요. 근데 흥행이 안되면 보수적으로 안전한 선택을 해야 하나 생각도 들 테니까요. 근데 저는 제가 그러지는 않았으면 해요. ‘인랑’이 워낙 새로운 도전이었고 걱정과 우려도 컸지만, 어쨌든 힘 합쳐서 만든 영화고 관객들에게 사랑받아서 새로운, 도전할 기회가 있었으면 해요.”
강동원의 도전은 계속된다. 현재 ‘쓰나미LA’로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쓰나미 LA’는 미국 LA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쓰나미가 도시를 강타하고 대량 살상을 초래한다는 내용의 재난 영화로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은 저를 넘어서 한국 영화 산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포화상태니까 배우들이 진출해서 시장을 넓히면 숨이 트일 듯하죠. ‘한국 배우도 괜찮다’는 소리 들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한계를 느낄 정도로요(웃음). 물론 생각했던 것보다 스트레스도 심하고 낯선 언어로 감정 표현을 하기도 쉽지 않죠. 하지만 롤도 크고 또 제가 잘해야 활로도 뚫릴 테니까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나라 망신 안시키고 조금이라도 국위 선양할 수 있었으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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