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주, 중소기업사장, 음식점 사장 현실 토로 "어렵다"
문 대통령 "최저임금, 직정 차별 가하면 취지 안 맞아"
퇴근길 맥주 즐기로 온 시민들과도 대화, 셀카 찍기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시민들을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편의점 점주와 중소기업 사장, 음식점 사장 등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은 26일 저녁 7시부터 약 2시간 가량 문 대통령과 광화문 인근 호프집에서 생맥주를 기울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문 대통령도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의 지역·직종별 차등 적용을 주장한 시민에게 "최저임금 제도는 임금을 제대로 못 받는 분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최저임금인데 직종에 차별을 가하면 취지에 맞지 않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퇴근길에 시민들과 생맥주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청와대] |
◆ "최저임금, 52시간 근무제 등 불만 토로 많았다"…업종·지역 차등제 제안도
술이 들어가면서 시민들은 문 대통령에게 점차 불만을 토로했다. 음식점주 이종환씨는 "정책을 세울 때 생업과 사업을 구분해줬으면 한다"며 "근로시간이나 시간 외 수당은 같이 벌어서 분배가 돼야 하는데 같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책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많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이씨는 "최저임금 같은 경우 좀 성장해서 주면 되는데 지금 경제가 침체되니까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정말 최저임금 근로자만도 못한 실적이어서 될 수 있으면 종업원을 안 쓰고 가족끼리 하려고 한다. 무인시스템 가동하고 그러면 일자리 창출도 안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정광천씨는 "최저임금의 경우 1만원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중장기적 시각도 필요해 보인다"며 "업종과 지역마다 다르고 52시간도 계절적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는 변양희씨는 "대통령께서 최저임금을 인상하셔서 오늘같은 경우에도 오전, 오후 알바가 필요한데 공고를 내도 안 온다"며 "열심히 해봐야 학교 근처라서 상가비가 많이 들어오고,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제를 발표한 이후에 저녁에 배달이 없다"고 말했다.
◆ 편의점주 "심야영업만 안하게 해주면 많은 부분 해소"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태희씨는 "심야영업만 안하게 해주면 점주들의 많은 부분이 해소된다"며 "심야에 별로 버는 것이 없는데 심야 알바비가 70만~80만원으로 이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운영 시간이 묶여 있느냐'는 대통령의 질문에 "계약할 때 전기료 지원을 받는데 이것이 심야영업 장려금으로 이런 식으로 메리트가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임 실장은 "자영업 비서관을 만들었는데 자영업 일만 고민한 분을 모시려 한다. 아주 세부적인 데까지 다듬어보겠다. 종합적 안을 만들어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퇴근길에 시민들과 생맥주를 함께 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청와대] |
◆ 퇴근길 시민들이 대통령과의 대화 참여하기도..
대림산업 직원 "건설업 공사기간 걱정되지만 여유 생겼다"
퇴근길에 생맥주를 한 잔 하러 온 시민들이 대통령과의 뜻하지 않은 대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림산업 직원 6명이 퇴근길에 대통령을 만나 대화하기도 했다.
한 여직원은 "국내에서 52시간을 하면서 해외도 똑같이 하는데 걱정되는 것이 건설업은 집중 시간이 있는데 공사기간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하면서도 "52시간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용만 대한상의회장은 "최저임금 오르고 하면서 현재는 어려움보다도 앞으로의 어려움에 대한 위축이 많다"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저임금 근로자 가장 많은 축으로 임금을 올리는 것은 좋은데 다른 정책도 같이 가면 좋겠다. 직접적 분배정책도 다양하게 여러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시민들은 내부가 보이는 커다란 유리창 맞은 편에 앉은 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의 사진을 찍고 손을 흔들었다.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건강하십시오. 대통령님'이라는 건배를 마지막으로 술 자리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석한 청년 취업자들에게 "잘 되겠죠. 취업하시라"고 덕담을 건네고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