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유조선 공격 증가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가 대형 유조선 2척이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공격을 당한 후 홍해를 통한 원유 수송을 잠정 중단한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로 인해 원유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에서 유럽과 북미의 주요 시장으로 향하는 원유 수송이 지연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아덴만과 홍해를 연결하는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통한 모든 원유 수송은 이 지역 해상 운송이 안전해질 때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알 팔리 장관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가 생산한 200만배럴의 원유를 운송하던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흐리의 초대형 유조선 2척이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바브 알만데브 해협이 봉쇄되면 사우디뿐 아니라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쿠웨이트 등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이 유럽 수출 시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더욱 소요된다.
바브 알만데브 해협 [자료=위키피디아] |
앞서 이란이 미국의 제재 부활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어, 이번 공격은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란은 예멘 반군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예멘 반군을 뒤에서 조종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의 예고편을 보여준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이스마일 코사리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그들이 이란의 석유 수출을 막으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선적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이란 뉴스 통신사 영저널리스트클럽(YJC)을 통해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가 통과하는 곳이어서 이 곳이 막히면 글로벌 석유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사우디, 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길이지만, 가장 좁은 곳의 폭이 50km에 불과해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봉쇄할 수 있다.
이란은 미국 및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자주 꺼내들었지만 정작 실행에 옮긴 적은 없다. 이란이 이 곳에서 무력시위를 펼치면 사우디 등 중동 강국이 역시 군사행동으로 맞대응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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