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공략 목표로 해외 기업과 손잡는 경우 늘어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등 해외 업체들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거나 다국적 제약사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초기부터 해외 기업들과 손을 잡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셀은 미국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T) 세포 치료제 개발 업체인 '리미나투스 파마'와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CAR-T 치료제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새로운 유전자를 더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든 유전자 조작 세포다.
SK바이오팜은 미국 글라이식스와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합작투자법인을 지난 1월에 설립했다. 두 회사는 법인 설립 후 투자자 유치 등의 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희귀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바이오 벤처기업 알테오젠도 지난 3월 말레이시아 '이노 바이오벤처스'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 바이오 해외 합작법인 및 공동 연구개발 줄이어 "세계시장 목표로 변화"
합작법인 설립 외에도 해외 기업과 손을 잡고 신약 개발에 나선 업체들도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ABL바이오는 중국 바이오기업 아이맵 바이오파마(I-Mab Biopharma)와 이중항체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 벤처 기업 메드팩토는 다국적 제약사인 MSD 및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 공동개발 계약을 각각 맺었다. 제넥신도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와 면역항암제를 공동으로 개발한다.
JW중외제약과 일본 쥬가이제약의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도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과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이 싱가포르 과학 기술청과 공동 개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들어 국내 바이오 업체들과 해외 기업 간의 협업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 업체들끼리 협업을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과 공동연구에 나서는 일은 많지 않았다. 해외 파트너들도 미국, 동남아, 중국 등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목표로 잡으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규모가 작은 바이오 벤처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다. 임상시험 비용, 상용화 이후 마케팅 비용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기업과 손을 잡으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현지 시장 마케팅 문제도 해결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은 특성상 결국 세계화 돼야하는 산업"이라며 "해외로 수월하게 진출하기 위해 해외 기업과 협업을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K 바이오의 위상이 높아진 것 역시 국내 바이오 업체와 해외 기업 간의 협업이 일어나게 된 배경이다. 지난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한국은 해외 국가별 참가자 수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력 등이 세계 시장에 알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의 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