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 40% 등 파급력 강할 수 있다"
"소비자 불편...소상공인 한정·신용기능 없어"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결제수수료 0%' 서울페이(제로페이)가 연내 도입된다. 카드업계는 서울페이 도입 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우려와 회의적 시각이 상존하는 모습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26일 "서울페이는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데다, 높은 소득공제까지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카드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클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영향 정도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사 관계자도 "정부가 소득공제 혜택으로 사용을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페이가 향후 카드사들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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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시는 연내 서울페이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페이는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직거래 시스템이다. 중간 단계를 없애 소상공인이 내야할 수수료를 0%로 만든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 25일 기존 간편결제 사업자, 시중은행과 수수료 부담 경감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특히 서울페이는 '소득공제율 40%'라는 강력한 혜택을 장착했다. 이는 소득공제율 최고 수준으로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30%보다 높다. 또한 서울시는 간편결제 서비스에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고 서울페이 사용자들이 공용 주차장, 문화시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공공시설 이용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서울페이가 카드업계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계좌 이체를 기반으로 한 만큼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신용공여 기능이 없는 데다, 사용처가 소상공인에 한정돼 소비자가 불편을 겪어야한다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서울페이는 소비자의 전 거래 행위를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소득공제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며 "소득공제율 40% 혜택을 받는 것보다 1~2% 포인트를 쌓아주고, 실적을 채우면 할인 혜택을 주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모든 시스템은 운영하는데 기본적으로 드는 비용이 있다. 서울페이도 마찬가지"라며 "결제 수수료 0%를 위해 은행, 간편결제 사업자 등에 비용 부담을 전가했는데, 과연 장기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