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경제성장으로 환경 문제만 늘어"
시의회 "2030년까지 오토바이 없애고 대중교통 장려"
[베트남 하노이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심각한 대기오염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와 시 의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노이 시의회는 2030년까지 오토바이를 없애고 '100만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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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오염이 심각한 하노이 전경.[사진=로이터 뉴스핌] |
770만 인구가 사는 하노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6%를 기록했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지난해 환경오염 수준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는 적정치의 4배를 돌파했다. 이로 인해 해양오염 혐의로 기소된 철강회사에 반대하고, 나무를 살리자는 취지의 '환경 시위'가 일어나 베트남의 공산주의 정치체제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단체 그린아이디(GreenID·Green Innovation and Development Centre) 보고서에 따르면, 하노이는 지난 2016년 태국 사라부리에 이어 '동남아에서 공기가 가장 나쁜 도시' 2위에 올랐다. 베트남의 상업 중심지 호치민시는 4위다.
위티칸(Nguy Thi Khanh) 그린아이디 대표는 WHO 데이터를 분석해 "최근 도시 개발로 경제 성장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나, 지속 가능한 개발이나 환경 차원에서는 문제만 늘었다"고 밝혔다.
공기의 질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증가하면서 '틈새시장' 사업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2013년 하노이에서 공기정화 시스템 사업을 시작한 카오 슈안 트렁(Cao Xuan Trung) 대표는 "사업을 막 시작했을 때보다 매출이 75배 늘어 한 달 수입이 30억동(약 1억4640만원)이고, 2020년까지 수입이 지금의 2배가량 뛸 것으로 보인다.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공기가 더 오염될수록 내 삶은 더 풍성해진다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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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시내 주거 지역 인근에 자리 잡은 직방 공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올해 2분기 중 하노이에서 '공기가 맑은 날'은 10일에 불과했다.
라스 블룸(Lars Blume) 그린아이디 기술담당자는 "석탄화력발전소, 산업단지, 교통체증이 연일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도시 대기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노이 시 의회는 이달 '오토바이 금지 규정'을 승인해 2030년까지 오토바이를 없애고 새로운 기차시스템을 포함해 대중교통 사용을 장려하기로 했다. 몇 년 안에 현재 10개에 불과한 대기오염관측소를 70개 증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노이 시에서 진행한 '100만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는 80%를 달성해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