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소음, 사회성 높은 돌고래의 의사소통 및 먹이 사냥 방해
[홍콩 로이터=뉴스핌] 신유리 인턴기자 = 중국과 홍콩을 잇는 총길이 31km에 달하는 교량 공사가 홍콩 핑크 돌고래 생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홍콩 란타우섬에서 포착된 핑크 돌고래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리 앞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돌고래의 모습이 보인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긴' 강주아오(港珠澳) 해상대교로 개통될 중국-홍콩-마카오를 잇는 대규모 다리 건설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최근에는 진주강 하구를 가로지르는 19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교량 공사를 진행했다.
해양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다리 건설이 사회성이 높은 돌고래들의 의사소통 및 먹이 사냥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흰돌고래’로도 불리는 핑크 돌고래는 피부 및 혈관으로 연한 분홍색을 띄고 있다. 홍콩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난 1997년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되던 때 공식 마스코트이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80% 가까이 급감한 개체 수를 보여온 핑크 돌고래는 현재 47마리에 불과하다.
◆ 수중 소음이 가장 큰 문제
란타우섬에서 보이는 중국-홍콩-마카오를 잇는 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콩에 본부를 둔 세계자연기금(WWF) 관계자 사만다 리는 “다리 건설이 돌고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개체 수가 대폭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도-태평양혹등고래로도 불리는 돌고래 역시 이 인근에서 보기 드물어졌다”고 말했다.
홍콩 주변의 해상 교통과 오염 물질, 어류 남획 등의 급증도 돌고래 서식지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해양포유류연구소(SMRU) 과학자 린지 포터는 “건축 등으로 인한 수중 소음의 증가로 돌고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수중 소음은 돌고래의 먹이 사냥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돌고래 간 의사소통도 방해한다”며 “그들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포착된 핑크 돌고래의 절반 이상은 피부 손상이나 전염 등 좋지 않은 몸 상태를 보였다. 포터는 수중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홍콩 정부 “해양공원 조성해 피해 최소화”…환경보호가들은 반발
현재 홍콩 농업수산자원보존부는 돌고래 개체 수 감소와 관련한 추가적인 데이터 분석 및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해양공원 조성을 조속히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환경보호가들은 정부의 해양공원 조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건설 프로젝트를 보상하기 위해 짓는 ‘브라더스 해양 공원(BMP)' 등의 보존 지역이 돌고래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 돌고래 보존협회 회장 타이손 창은 “해양공원의 효율성에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뉴스핌 Newspim] 신유리 인턴기자 (shiny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