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경험 많은 제가 조율하고 설득해 나가야 겠다"
文 대통령에게 불편한 존재?...당청 '엇박자' 가능성 우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7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세대교체' 목소리엔 "저도 많은 나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엇고, '강한대표 이미지' 우려에는 "그렇지 않다"고 못 박았다.
정치권은 친문계(친문재인계) 의원들의 당 대표 출마 러시에도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친노 좌장' '큰 어른'이라는 수식어로 대표되는 경륜은 당내 경쟁자뿐 아니라 야권에도 긴장감을 주기 충분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제20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이 한창일 당시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협상 테이블의 또 다른 관심사였다"고 전했을 정도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8.07.20 kilroy023@newspim.com |
◆ 이해찬 "文 정부, 경험이 많은 제가 조율하고 설득할 것"
이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을 통해 "왠만하면 이번에 좀 (선거에) 안 나갔으면 했는데 불가피하게 나오게 됐다"면서 "문 정부의 좋은 시대는 점점 끝나가고 있고 남북관계가 잘 나가면서도 시간이 걸리고 예민한 문제라 경험이 많은 제가 조율하고 설득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큰 어른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했다.
'관리형 대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초반부터 불식시킨 셈이다.
여기에 '재집권'을 언급하며 당 대표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출마 기자회견에서 그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을 해봤는데 정책들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오면서 금방 허물어지는 것을 여실히 느꼈다"면서 "정책 뿌리내리려면 연속성이 있어야 정책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1998년 국민의 정부로 알려진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맡았고, 이어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자발적인 역할 분담으로 역대 국무총리 중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더불어 실세 총리의 대명사로도 불린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지혜를 모두 총동원해야 한다"고 문 정부 후반기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7.20 kilroy023@newspim.com |
◆ 참여정부 국무총리 이해찬, 당시 민정수석 文 대통령에게 '불편한 존재' 인식도
그러나 이 의원의 이러한 경륜이 문 대통령에겐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이로는 52년생인 이 의원이 53년생인 문 대통령과 한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노무현 정부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일했던 문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지냈던 이 의원과는 정치적으로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문 대통령과 '소통'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선배로서 '조언'을 하는 상하관계가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또한 여야 협치가 중요한 상황에서 '할 말은 하는' 강성 이미지가 협치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의원은 총리 시절 대정부 질문에서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이전에 다 말씀드렸다!"며 단호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 홍 의원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한편 이 의원은 본인의 '강한 대표' 우려에 "(상대방이) 합리적인 이야기를 하면 충분히(저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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