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단축근무제 선시행으로 요청
[서울=뉴스핌] 전선형 김민수 기자 = 금융위원회가 증권선물위원회의 회의 시간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대부분 주당 52시간 근무단축제를 시행하고 있어서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증권선물위원회 회의 시간대를 오전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통상 격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증선위는 사안에 따라 릴레이 회의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소위 악명 높은 회의로 유명하다. 만약 회의가 길어지면 주당 52시간 단축 근무제를 도입한 금감원이 법을 위반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불법회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증선위가 열렸을 때 12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가 진행된 사례가 있다.
현재 금감원은 민간기구로 52시간 단축 근무제 대상자다. 하지만 금융 및 보험서비스업과 함께 근로시간 상한을 적용받지 않는 특례 업종에 포함돼 52시간 근로시간 근무제가 1년 유예된 상태다. 다만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은 지켜야한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은 주중 52시간, 21주 60시간(휴일 포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검토는 하고 있다"라며 "금감원이 공식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금감원이 근무시간을 지키려 하고 있고, 속기사 등 내부 직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은 주 52시간 단축 근무제 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부서마다 공문을 보내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해야 하도록 하고, 기존에 운영하던 PC오프제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PC는 오후 6시10분에 자동으로 종료되도록 설정했다.
만약 추가 근무가 필요하면 담당 부서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또 금감원은 제재심의국, 대외협력팀 등 52시간 단축 근무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부서를 위해 부서별 유연근로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제제심의 시간도 오전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제제심은 통상 첫째, 셋째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런 금감원 분위기에 금융위 측은 살짝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일을 빨리 처리하고 싶은 금감원과 기존방식으로 운영하려는 금융위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 셈이다.
금융위는 공무원으로 52시간 단축 근무제 대상자가 아니다. 실제 일부 회의에서 금감원 측이 “회의시간을 짧게 하자”고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게 금융권 분위기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장시간 회의라는 게 그만큼 사안이 중요하기 때문인데, 회의시간을 짧게 하자라는 말까지 나오니 당혹스럽다”며 "주당 52시간 단축 근무제로 달라진 풍경이 많다”라고 말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