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생태계 구축 박차, 미래 성장성 부각
세계 저가 스마트폰 시장 진출 가속화, 주력 사업 다지기
[서울=뉴스핌] 황세원 기자='애플 짝퉁'으로 불리던 샤오미가 수익 구조 개선 및 글로벌화 전략을 바탕으로 '대륙의 실수'에서 '대륙의 실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샤오미는 이번 달 초 홍콩 증시에 상장한 데 이어 한국 등 세계 저가폰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업계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 주가 급등락 반복 불구 "미래 성장성 높다"
지난 7월 9일 국내외 높은 관심 속 '세계 4대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가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샤오미는 상장 첫날 주가가 6% 급락하며 굴욕적인 데뷔전을 치뤘지만, 이후 주가가 연일 상승하며 투자자 기대를 모으고 있다.
16일 중국 당국이 본토 투자자의 홍콩 증시에 상장한 차등의결권 적용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한다고 밝히면서 샤오미 주가는 다시 한번 출렁였지만, 현지 업계에서는 여전히 낙관하는 분위기다.
중국 유력 매체 펑황왕(凤凰网)은 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용어설명
차등의결권: 특정 주식에 많은 의결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우선 견고한 수익 모델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부각된다는 평가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양적 한계에 도달하리라 판단하고 ‘샤오미 식 철인3종경기(鐵人三項)’’ 수익 모델 구축에 주력했다.
‘샤오미식 철인3종경기’ 모델은 스마트하드웨어, 신유통(新流通), 인터넷 서비스로 구성된다. 가성비가 우수한 스마트하드웨어를 신유통을 통해 효율적으로 판매하고 자체 운영체제 등 인터넷 플랫폼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극대화, 재구매를 유도하는 판매 구조다.
샤오미 설립 초기부터 이 같은 수익 모델 강화에 주력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2012년 미박스(小米盒子)를 시작으로 스마트TV, 공유기, 스마트스피커, 웨어러블 기기, 공기정화기, 드론, 밥솥 등 다양한 스마트하드웨어 기기가 출시됐다. 샤오미의 자체 운영시스템인 MIUI는 2010년 처음 선보인 이래 지속해서 개선되며 올해 3월 MIUI 월 액티브유저 수 1억9000여명을 돌파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샤오미는 세계 최대 스마트설비 IoT(Internet of Things) 플랫폼으로, 연계 스마트하드웨어 설비 수만 8500만여 개에 달한다. 2개 이상 5개 이하 기기 연결 이용자 수는 500만여 명으로, 5개 이상 기기 연결 이용자 수는 300만 명이다.
수익 모델의 변화는 매출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의 IoT 설비·생활소비품 및 인터넷 서비스 매출 비중은 2015년 13%, 4.9%에서 2018년 3월 22.4%, 9.4%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기존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은 2015년 80.4%에서 올해 3월 기준 67.5%로 줄었다.
중국 유력 매체 텅쉰차이징(騰訊材經)은 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 “샤오미의 IoT 설비·생활소비품 및 인터넷 서비스의 3년간 연 복합성장률(CAGR)은 64.3%, 74.8%로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5G 시대 중국 내 인터넷 기반 스마트기기 사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샤오미의 성장 잠재력도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오미의 다양한 제품군.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프로젝터, 인덕션, 노트북, 선풍기,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 보조배터리, 스마트워치, 전동칫솔, 드론, 체중계, 가정용 로봇 |
◆ 글로벌 저가폰 시장 진출 가속화, 주력 사업 경쟁력 제고
샤오미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면서도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역량 강화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
특히 신흥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샤오미는 2014년 중국 스마트폰 1위, 글로벌 5대 스마트폰 제조사 등극 이후 침체기를 겪었으나 지난해 4분기 인도 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부활에 나섰다. 샤오미는 올해 1분기에도 인도 시장 1위를 고수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성장세도 무섭다. 1분기 샤오미의 인도네시아 판매량은 170만 대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1455%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에는 신제품 ‘홍미노트5’를 공개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국내 시장에서 샤오미가 또 한번 ‘좁쌀의 반란’을 일으킨다면 삼성 등 국내 대표 업체에 대한 타격은 물론, 향후 글로벌 업계 판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샤오미의 해외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8%가 증가한 2800만대를 기록했다. 샤오미의 해외시장점유율은 8.4%로, 삼성, 애플, 화웨이(華為) 이어 4위를 기록했다.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