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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쿠타가와상' 후보작, 표절논란 휘말려

기사입력 : 2018년07월14일 10:00

최종수정 : 2018년07월14일 10:01

여고생 시선으로 동일본 대지진 담아낸 '아름다운 얼굴'
실제 피해자 수기·논픽션 표현을 인용해 논란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신인문학상 아쿠타가와(芥川)상이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18일 발표될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에 오른 호죠 유코(北条裕子)의 소설 '아름다운 얼굴(美しい顔)' 때문이다. 해당 작품은 복수의 논픽션 작품과 유사한 표현이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 

이에 아사히신문은 "사전 양해가 없는 인용을 저작권 침해로 봐야하는지, 문헌 참고 방식과 예의를 어떻게 해야할지 등에 대해 출판계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얼굴'이 실린 고단샤 문학잡지 '군조' 6월호 [사진=고단샤]

◆ 참고문헌 제출했지만 잡지엔 미게재 

호죠 유코의 데뷔작인 '아름다운 얼굴'은 지난 5월 출판사 고단샤(講談社)의 문학잡지 군조(群像)에서 신인문학상을 받아 해당잡지 6월호에 게재됐다.

소설은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여고생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언론에 노출된 사춘기 소녀의 심리와,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 내면의 변화를 담아내 호평받았다. 

표절 논란이 일어난 부분은 전체 70페이지 분량 중 5페이지를 차지하는 '시체안치소' 장면이다. 

논픽션 작가 이시이 고타(石井光太)의 '유체(遺体)'와  실제 피해자 71명의 수기를 담은 '3·11 통곡의 기록' 등 5작품과 유사한 표현이 해당 부분에서 발견됐다. 

호죠 유코는 군조에 게재되기 전에 편집부에 참고문헌 리스트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인이었던 탓에 소설가 본인은 참고문헌도 함께 게재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었고, 편집부 측도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서 잡지에는 참고문헌 리스트 없이 소설이 실렸다.

논란이 커지면서 호죠 유코는 9일 고단샤를 통해 "배려가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주인공의 눈에서 동일본 대지진을 다시 바라보고 싶었다"며 "그건 소설을 통해서만 가능했다"고 말했다. 

고단샤 측도 군조 8월호에서 '편집부의 과실'이라는 사죄를 게재하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유체'를 발행했던 신초샤(新潮社)는 "단순히 참고문헌으로 기재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고단샤는 "소설이라는 표현형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반발했고, 지난 4일엔 "더 많은 독자와 사회에게 직접 묻겠다"며 자사 홈페이지에 아름다운 얼굴을 무료 전문공개했다. 현재 고단샤와 신초샤의 협의는 계속되고 있다. 

'3·11 통곡의 기록'에 참여했던 실제 지진 피해자들은 "얇은 얼음 위를 한걸음 한걸음 걷듯 글을 썼다"며 "지진 문제를 내면화 해 자신의 말로 바꾸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 논픽션에 근거한 '픽션', 저작권 인식 강화 필요 

저작권 전문인 후쿠이 겐사쿠(福井健策) 변호사는 문학 작품의 표절 논란에 대해 △저작권침해 유무 △참고문헌의 기재 △문학적 평가 3가지 측면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름다운 얼굴'의 경우는 미묘하긴 하지만 저작권 침해까진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지적받고 있는 유사표현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은 '도롱이벌레'라는 비유표현과 '시체식별 리스트'의 내용이다. 

아름다운 얼굴에는 "틈이 없이 깔린 블루시트에는 (생략) 시체가 (생략) 도롱이벌레처럼 (생략) 일렬로 정렬되어있다. (생략) 희미하게 바닷물과 하수가 섞인 듯한 악취가 흐르고 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유체'에 나오는 "바닥에 깔린 블루시트에는 (생략) 시체가 도롱이벌레처럼 (생략) 일렬로 늘어져있다. (생략) 희미하게 바닷물과 하수가 섞인 듯한 악취를 띄었다"와 유사한 내용이다.

특히 '도롱이벌레'라는 표현이 동일하다고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후쿠이 변호사는 "이 비유만으로는 저작권 침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시체 식별 리스트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도 "만일 (리스트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사실'은 누구도 독점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작권의 기본적인 규칙"이라고 했다. 

후쿠이 변호사는 참고문헌 기재를 대하는 논픽션과 픽션의 차이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논픽션의 세계에선 선행 문헌에 대한 존중과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로 참고문헌 기재를 충실히 해야 한다"면서 "반면 픽션은 가공의 이야기란 인식 때문인지 무신경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베테랑 작가인 오우사카 고(逢坂剛)는 "신인 시절 썼던 작품에 달았던 제목이, 오래 전 읽었던 작품과 딱 한글자가 달랐던 경험이 있다"며 "한번이라도 읽은 건 어딘가에 남아있어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에 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이야기를 듣든 자료를 읽든 스스로 철저하게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자신이라는 '필터'를 거치는 것이야 말로 독자성을 획득하는 프로의 기술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했다. 

논픽션 작가인 고토 마사하루(後藤正治)는 "논픽션 작품을 참고한 소설은 드물지 않다"며 "다만 이럴 경우 참고문헌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애매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논란이 그런 현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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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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