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S로 뭉칫돈, 올해 네 차례 긴축 가능성 35%에서 60%로 상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공격 베팅하고 나서 주목된다.
물가연계채권(TIPS)로 최근 2주 사이 2월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이 밀려든 것.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스왑은 2020년 핵심 소비자물가가 2.8%까지 뛸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맨해튼 5번가의 쇼핑객들 <사진=블룸버그> |
실제로 물가 지표가 가파르게 상승한 한편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미국 경제 성장이 꺾일 것이라는 경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TIPS를 집중 매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3억달러를 훌쩍 웃도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2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앞서 6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한 이후 급반전을 이룬 셈이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TIPS는 연초 이후 0.2% 수익률을 기록, 전반적인 국채시장이 1.1% 손실을 낸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와 별도로 유가를 감안한 인플레이션 스왑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파르게 상승, 최근 2.88%까지 올랐다. 2020년 핵심 소비자물가에 대한 시장 전망을 반영하는 스왑은 2분기 3%에 바짝 근접하기도 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국채 선물에서 반영된 채권 트레이더들의 올해 네 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이 60%까지 상승했다. 이는 6월 초 35%에서 가파르게 뛴 수치다.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율 기준 2.9% 급등했고,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핵심 물가 역시 2.3% 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6년6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날 발표된 6월 생산자물가 역시 3.4%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수입 관세 시행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번지는 동시에 물가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여기에 4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휘발유 가격은 스테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5월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론 당 2.96달러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갤론당 3.50~4.00달러까지 휘발유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이 경우 미국 가계의 가처분 소득과 지출에 흠집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경제가 10년 연속 확장 국면을 유지, 최장기 기록을 세웠지만 최근 WSJ의 조사에서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밖에 트럭 운송 비용 상승도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장거리 트럭 운전기사 공급 부족으로 인해 지난달 운송 비용이 9.4% 치솟았다.
기업들이 운송 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