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발암물질 논란 고혈압약] 원료의약품 사후관리 체계 도마…위해성 확인도 시간 걸릴 듯

기사입력 : 2018년07월12일 11:19

최종수정 : 2018년07월12일 11:19

환자들 분통… 식약처 "사후관리 체계 강화할 것"
당국 자체 분석법 마련.. 검증 등 시간 소요 불가피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 이후 원료의약품 허가 사후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문제의 고혈압약들을 가장 처음으로 회수한 유럽의약품청(EMA)조차 신고를 받은 후에야 중국산 원료의약품에 발암 가능 물질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체적으로 관련 물질 검출 시험법을 마련하고 관련 발암 가능 물질을 분석한 뒤 위해성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고 자체 시험법은 검증도 거쳐야 하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도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식약처는 지난 주말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발사르탄'이 포함된 고혈압약은 54개 업체의 115개 제품으로 밝혀졌다. 식약처는 판매와 제조를 중지하고 회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문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처방 받은 요양기관에 방문해 재처방, 재조제를 받을 수 있다. 10일 오후 서울의 한 약국에서 고객들이 약품을 구입하고 있다. 2018.07.10 leehs@newspim.com

◆ EMA도 신고받고 '발암물질' 발견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의 원인이 중국산 원료의약품 때문이란 것이 알려지면서 원료의약품 사후 관리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는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연구소(IARC)에서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2A'로 분류한 물질이다.

문제의 원료의약품이 들어간 고혈압약을 가장 먼저 회수한 곳은 EMA다. EMA가 NDMA 발견 사실과 회수 조치를 발표한 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빠르게 219개의 의심 제품에 대해 잠정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는 현장조사 후 최종적으로 해당 원료 사용이 확인된 54개 업체의 115개 품목에 대해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해당 고혈압약에 대한 중단이나 회수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다만 관련 상황을 지켜보며 다양한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장 처음 움직인 EMA조차 업체의 신고를 받고 나서야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제지앙 화하이는 발사르탄 생산방식 변경 후 NDMA가 검출됐다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달 말 공급업체들에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공급업체 중 한 곳이 EMA에 이를 보고하면서 이후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식약처는 지난 주말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발사르탄'이 포함된 고혈압약은 54개 업체의 115개 제품으로 밝혀졌다. 식약처는 판매와 제조를 중지하고 회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문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처방 받은 요양기관에 방문해 재처방, 재조제를 받을 수 있다. 10일 오후 서울의 한 약국에서 고객이 약품을 구입하고 나서고 있다. 2018.07.10 leehs@newspim.com

◆ 허술한 원료의약품 사후 관리체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발암물질 불순물을 함유한 것으로 우려되는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17만8536명에 이른다. 발암물질 고혈압약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면서 보건당국의 미흡한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제 조치 차원에서 판매 중단을 빠르게 발표한 것은 좋았으나, 이후 환자들을 위한 후속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만약 제지앙 화하이가 공급업체에 사실을 알리지 않았거나, 공급업체가 EMA에 이를 보고하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환자들이 문제의 고혈압약을 먹었을 수도 있다는 점에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나아가 중국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제품으로 불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제기된다.

원료의약품 판매 허가 절차는 완제의약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사후 관리의 경우 업체가 수입, 제조공정 변경 등 변화가 이뤄질 때만 자진 신고하는 체계다. 원료의약품 업체 수가 많은 데다 해외 공장 실사를 정기적으로 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원료의약품 회사들은 별도의 공정관리팀을 두고 이를 관리한다"며 "원료의약품은 특성상 어느 단계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사전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예측과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자들은 이같이 허술한 원료의약품 관리 체계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원료의약품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이례적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실제로 문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약은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와 질 평가 등도 중요하다"며 "원료의약품 사후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끝난 이후 원료의약품 사후관리 체계 강화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 식약처, NDMA 시험법 마련… 일단 검증 중

이처럼 이번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가 흔치 않은 경우이다 보니 NDMA 분석과 위해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발사르탄 원료 중 NDMA를 검출하는 공인된 분석법은 없다.

식약처는 현재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 중 NDMA를 검출할 시험법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시험방법을 검증하고 있다. 시험법을 마련한 후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험방법 검증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식약처는 또한 EMA, 스위스, 독일 등 규제 당국과 정보공유 및 공조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험법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해당 원료의약품의 NDMA 검출량 및 위해성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ke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사진
[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