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입 원료의약품 중 중국산 5.5억달러, 30.5% 비중 달해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 이후 중국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중국 현지 업체에서 제조한 원료의약품이 발암가능물질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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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발암물질 고혈압약 사태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을 발견하고, 회수 조치하면서 시작됐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암연구소(IARC)에서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인 '2A'로 분류한 물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EMA에 이러한 조치에 따라 발암물질이 함유된 중국산 원료인 '발사르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54개 업체의 115개 고혈압 치료제에 대한 판매 중지와 회수 조치를 내렸다.
◆ 전 세계 원료의약품 중 중국·인도산 70% 추정
중국 업체가 제조한 원료의약품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다른 중국산 원료의약품 역시 품질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한국에서 사용하는 중국산 원료의약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중국산 원료의약품 규모는 5억5227만달러다. 수입된 원료의약품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5%로 가장 높다.
국내 제약사들이 중국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국내 원료의약품보다 20~30%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단가를 맞추고 복제약(제네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국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와 보건당국은 무조건 중국산이란 이유만으로 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의심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의 경우 인도, 유럽, 중국 등 여러 지역에서 생산하고 각 보건당국의 허가를 거쳐 수·출입된다"며 "특정 지역에서 만든 원료의약품이 문제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산 원료의약품의 경우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원료의약품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원료의약품 시장의 70%가 중국산과 인도산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업체가 제조과정에서 잘못을 한 것이지 특정 지역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다"며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퍼져나가면 오히려 환자들의 불안감만 커질 것"이라고 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