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 북미 실무회담 비판 속 北, '우리식 사회주의' 강조
노동신문 "여러 나라들이 평화적 이행전략 말려 붉은기 내려"
관영매체 통해 '사회주의' 자화자찬...체제 정당화 강도 높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북미정상회담의 실무 고위급회담이 북미 간 비핵화 갈등으로 성과를 보지 못한 가운데, 북한에서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자 '우리식 사회주의의 승리는 확정적이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자본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서방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조선을 제국주의와 세계화를 반대해 싸우는 유일한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날로 격화되는 것은 빈부격차이고 범람하는 것은 과거 착취사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끔찍한 사회악들"이라며 "인류의 이상과 지향이 반영된 사회는 사회주의사회"라고 체제를 정당화했다.
북한 평양 시민들이 지난 7일 김일성 전 주석의 사망일(7월 8일)을 앞두고 평양 문수대 김일성 동상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경제난에 대해서는 서방세계의 제재에 책임을 돌렸다. 노동신문은 "전후 잿더미만 남은 빈터 위에서 자주, 자립, 자위의 기치를 날리며 일어선 우리식 사회주의는 적대세력들의 노골화되는 침략 위협과 제재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며 "미래를 향해 나갈수록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압력은 혹독해졌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혹심한 자연 재해가 들이닥치고 공장들이 통음을 멈췄으며 인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안되는 고난의 행군 시기도 있었다"며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웠지만 우리 군대와 인민은 우리식 사회주의를 줄기차게 전진시켜왔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여러 나라들이 제국주의자들의 '평화적 이행' 전략에 말려들어 총포 소리를 한번도 울려보지 못한 채 붉은기를 스스로 내리웠는가 하면 대국들의 눈치를 보며 좌왕우왕하던 나라들이 끝끝내 전쟁의 참화를 들쓰고 주권을 유린당했다"며 "세계화에 의해 한 나라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전염병처럼 번져나가면서 할 수 없이 국제통화기금의 신탁통치 밑에 들어가는 나라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역사의 광풍이 이처럼 세차고 엄혹했어도 우리식 사회주의만은 끄떡하지 않았다"며 "지금 조선반도를 중심으로 국제무대에서는 정치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불공평한 세계질서의 변화를 알리는 경이적인 사변은 공화국의 적극적인 노력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까지 들먹이면서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향후 북미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