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혁신 과제 발표…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가계부채 총량 관리, 은행 7~8%, 2금융권 5~7% 제한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금융감독원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혁신과제에 포함시켰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집중 점검하고, 소득 대비 부채가 높은 고(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을 관리한다.
아울러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을 상시 점검하고 글로벌 규제에 부응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대내외 금융 리스크가 실물경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9일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금융감독혁신 과제는 5대 부문, 17대 핵심과제로 구성됐다. 5대 부문은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자영업자‧서민 등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투명‧공정한 금융시장 질서 확립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 △금융감독 역량 강화로 나뉜다.
금융시스템 안정성 확보 부문에선 △가계부채 리스크 체계적 관리 △금융시장 불안요인 선제적 대응 △글로벌 규제‧감독 부응 체계 구축을 핵심과제로 꼽았다.
우선 차주의 상환능력을 정교하게 반영하는 DSR 제도를 가계대출 관리의 중심축으로 정착시키기로 했다. 오는 10월 은행을 시작으로 DSR 포트폴리오 관리지표를 도입하고, 내년 상반기 중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중 고(高)DSR 대출의 비중을 일정비율 이내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DSR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자동차할부·카드론 등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더한 원리금의 연간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눠 대출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DSR가 100%에 달한다는 것은 1년간 갚아야 할 부채 원리금과 소득이 같다는 의미다.
양적 측면에선 금융권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관리한다. 올해 권역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는 은행이 7~8%, 보험‧저축은행‧상호‧여전이 5~7%다. 관리목표를 초과한 금융사에 대해서는 경영진 면담, 현장점검,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통해 집중 점검한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 이후 개인사업자대출이 확대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개인사업자대출 리스크를 종합적‧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제2금융권까지 확대 도입한다.
금리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에 대비한 선제적 위기관리에도 들어간다. 올 하반기 '가계부채 위기관리 매뉴얼'을 마련해 위기단계별로 금리 상승에 취약한 차주 그룹에 대한 맞춤형 지원 및 금융회사 건전성 유지 등 대응계획을 수립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외적인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 금융사의 외화차입금, 외화유가증권‧파생상품‧부동산 투자 등 외화자산 운용 및 해외점포의 대출‧차입 동향을 종합 점검한다. 금융시장 충격을 유발하는 이상징후 포착시 사전에 수립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 글로벌 규제‧감독에 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바젤Ⅲ 이행과 거시건전성 감독수단을 정교화한다. 시스템적 중요 은행‧은행지주(D-SIB) 지정을 위한 중요도 평가지표 개편방안을 검토하고, 부문별 경기대응 완충자본(SCCyB)을 도입하는 등 거시건전성감독 수단을 정교화한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는 IFRS17 시행에 대비해 보험사 재무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감독제도를 전면 정비한다. 부채 시가평가에 따른 보험사의 부채증가 규모를 파악하고 급격한 자본감소가 예상되는 회사에 대해서는 자본확충을 유도한다. 아울러 보험사 리스크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신지급여력 제도(K-ICS)를 도입하고 경영실태평가(RAAS)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대내‧외 금융 부문 리스크가 실물경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금융 리스크를 체계적‧종합적으로 감시‧감독함으로써 국가위험의 실질적 관리자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