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관세로 수출 일부 위축, 현대기아차 가격경쟁력 밀려
트럼프 글로벌 관세가 큰 타격, 수출 177억달러서 크게 감소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미국-중국 무역분쟁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도 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자동차 부품 수출이 감소하고 중국서 생산한 현대기아차의 가격 경쟁력 하락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예고한 자동차 ‘관세폭탄’이 현실화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생사기로에 설 전망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은 그랜져, 제네시스, 맥스크루즈, 그랜드 카니발, K9 등 고가 모델들이다. 수출량은 2017년 기준 현대차 9756대, 기아차 5615대, 쌍용차 3967대 등이다. 현대기아차가 가격경쟁력 때문에 중국 현지생산에 주력해서다.
중국이 최근 수입차 관세를 미국차 40%, 그 외 국가는 20%에서 15%로 낮추면서 현지 생산하는 현대기아차는 경쟁사인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수입차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게 됐다. 토요타 캠리 기본형 가격은 3100만원에서 2600만원으로 떨어져, 현대차 쏘나타 3100만원보다 오히려 10% 가까이 저렴해졌다.
문제는 현대차가 중국 고급차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지 모른다는 것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경합하는 토요타 렉서스는 일본에서 100% 생산해 중국에 들여온다. 작년 한해 동안 10만7553대나 판매하며 BMW 18만대, 벤츠 14만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관세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시장 기반이 더욱 단단해질 기회를 잡았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중국 특별팀을 올 3월 만들었다. 아무리 일러도 내년 말이나 중국 출시가 가능하다. 정의선 부회장은 “제네시스의 제품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중국 럭셔리 시장에 대한 특성도 잘 봐야 한다”며 “이르면 내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3~4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로 인해 자동차 부품 등 중간재 수출 감소와 국내 생산 일부 축소도 우려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의 대중, 대미 수출 감소량은 2000만달러로 추정된다. 정보통신·가전(-1억7000만달러), 화학(-4000만달러)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규모다.
차 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 관세폭탄 현실화다. 관세장벽이 25%로 높아지면 2017년 기준 수출이 승용차는 146억달러, 자동차 부품은 47억달러 등 총 177억달러의 수출길이 막힌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국 통상압력에 따른 글로벌 관세가 부과될 경우 우리나라의 2019년~2023년 누적 수출손실은 최대 662억 달러에서 최소 1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