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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甲질도 심각..민간종사자 42.5% "공공분야 갑질 경험"

기사입력 : 2018년07월05일 15:43

최종수정 : 2018년07월05일 15:43

공공분야 감질실태 공개..내부 갑질은 '둔감'
이낙연 "갑질은 우리사회 대표 생활적폐"
공무원 갑질금지 규정 신설 등 제도정비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 A공공기관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직원에게 폭언을 일삼다 상해죄로 기소됐다. 부하직원이 참다못해 신고한 것. ‘개보다 못해’, ‘머리가 있는 거니 없는 거니’, ‘뇌 고장 났어’ 등 상습폭언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은 심리치료 등을 받을 정도로 상습폭언에 시달린 직원의 손을 들어줬다. 직원에게 물리적 상해가 없으나 심리적 상해가 인정된 경우다.

#. B중소기업은 공장설립을 위해 정상적인 인·허가 절차에 나섰다가 속만 끌어야했다. 허가가 가능하다는 지자체 공무원의 말만 믿고 수십억을 들여 부지를 매입했으나 번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비슷한 타 제조업체는 ‘업종변경’을 통한 편법논란 속에서도 허가를 받았다. 이후 B사도 변경 절차를 통한 허가를 신청했으나 심의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는 사이 인·허가 절차 과정에 공무원 개입설이 돌았다. 해당 공무원은 자리를 뜬 뒤였다.

민간을 향한 공공분야의 갑(甲)질 만행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국무조정실 등 정부가 공개한 ‘공공분야 갑질 실태(44개 중앙부처, 17개 광역지자체, 3개 교육청, 주요 공공기관 50개 등)’ 결과에 따르면 민간분야 종사자의 41%가 공공분야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공공분야 종사자는 16%가 심각한 것으로 인식했다. 공공분야의 갑질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민간분야 종사자의 42.5%가 있다고 응답했다.

공공분야 갑질 유형 및 사례 [출처=국무조정실]

공공분야 내부 갑질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7.8% 수준이었다. 하지만 응답자의 44.7%가 상급·감독기관의 갑질 만행을 꼽았다.

주로 공공분야의 재량 판단권·영향력 등이 매개였다. 이는 을(乙)에게 우월한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로 지도, 감독, 단속, 처벌, 인·허가, 예산 집행 등 재량권이 많은 업무에서 빈발했다.

그러나 ‘그냥 참았다’고 응답한 피해자는 공공, 민간 각각 85.0%, 77.8% 수준에 달했다. 참은 이유로는 대부분 원활한 관계 유지, 2차 피해 등을 우려했다.

갑이 을의 권리·의무를 결정하는 관계가 지속되는 분야는 피해자 저항이 곤란한 경우였다.

근본적인 대책과 관련해서는 공공 39.6%, 민간 44.9%가 ‘가해자 처벌 강화’를 지목했다. 그 다음으로는 민간 28.5%, 공공 29.8%가 법·제도 정비 등을 꼽았다.

징계·처벌 강화, 법·제도 정비, 교육·홍보, 조기적발 시스템 등을 대책을 거론한 응답자가 많았다.

피해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묻는 물음에는 신고로 인한 불이익 등 2차 피해 방지(공공 82.4%, 민간 74.9%)를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피해 신고·지원 센터 설립(공공 54.6%, 민간 71.6%) 등도 뒤를 이었다.

국조실 측은 “권한 남용 등 개인적 일탈행위는 재량권 축소 등 제도적 예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행위자 제재가 중요하다”며 “당사자 사이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등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면 이를 알기 어려워 신고가 없으면 적발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합동부패예방감시단이 인사혁신처, 국민권익위원회 등과 함께 공공분야 갑질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며 “‘갑질’의 개념과 판단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공무원 행동강령’에 갑질 금지 규정을 신설하고 올해 7∼9월 각 기관별로 갑질 유발 법령을 발굴, 정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갑질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생활적폐”라며 “그것을 없애야 완전한 적폐청산으로 갈 수 있다. 사회에서 갑질을 없애기 위해 공공부문이 먼저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통해 “공공부문이 갑질 근절의 모범을 보이고, 민간 분야도 위법한 갑질 행위의 사법처리 외에 국가재정이 지원되는 분야는 재정지원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총동원해 강력 대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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