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개 참석 회원사 중 224곳 찬성
차기 부회장 다음달 12일 위원회서 논의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노동계 편향' 등으로 거취 논란을 빚은 송영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임부회장이 결국 해임됐다.
경총은 3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송영중 부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송 부회장은 지난 4월 임명된 이후 석달이 채 안돼 불명예퇴진하게 됐다.
3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회가 송영중 상임부회장의 해임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김지나 기자] |
해임안 처리를 위해선 407개의 회원사 중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회원사 중 과반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하는데 이날 총회에서는 233개의 회원사가 참석해 정족수가 채워졌다. 이중 224개사가 찬성해 해임안이 가결됐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송 부회장을 내가 추천해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고 더 마음이 아프다"면서 "차기 부회장은 7월 12일 위원회를 개최해 논의할 것이고, 추천권은 회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최근 불거진 경총 사무국 논란과 관련 "혼란을 조속히 봉합하는 동시에 경총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경총 사무국을 쇄신해 보다 진취적이고 회원들을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봉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며 "공정한 경총 사무국 인사체제를 확립하고 회계 투명성 강화, 업무 절차·제도·규정을 정비하는 등 사무국 내 일대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자리와 근로시간 문제는 우리 경제가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며 "최근 당정청이 경총의 건의를 받아들여 근로시간 단축 시행 후 6개월의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인가 연장근로 허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한 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재량 근로제 개선을 비롯한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개선방안이 입안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기업들도 근로문화를 개선해 근로시간을 법에 맞게 줄여나가고 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총 회장단은 지난달 15일 회의를 열고 송 부회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하는 결론을 내렸다. 경질 보다는 송 부회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게 모양새가 좋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해 소명에 나섰던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 권고 이후에도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으로 출근하는 등 계속 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결국 경총은 이날 이사회와 총회를 통해 송 부회장을 해임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날 총회에 송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애초 고용노동부 국장까지 지낸 송 부회장이 경영자측 입장을 대변하는 경총의 상임부회장으로 임명될 때부터 논란이 있었다. 특히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송 부회장이 노동계 편을 드는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회원사들의 반발을 샀다.
한편 전날 제기된 김영배 전 경총 부회장의 거액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 손 회장은 "경총이 다른 경제단체에 비해 급여가 낮고 사람도 많이 빠져나가 회원사에서 받은 특별 회비 일부를 특별 상여로 지급한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상여를 지급한 것은 맞지만 현금으로 왔다 갔다 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