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유럽 제조업 지표 적신호..미국도 산업재 ETF 자금 썰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가 점화시킨 지구촌 무역 마찰에 주요국 제조업계를 강타했다.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제조업 지표에 적신호가 켜진 것.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보도까지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날로 두드러지는 데다 주요국들의 보복 관세에 따른 파장이 본격화되면서 제조업 경기가 하강 기류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미국 미시건주 웨인카운티에 있는 햄트랙시에서 한 전미자동차노동조합 회원이 제너럴 모터(GM)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가장 커다란 충격은 중국에서 확인됐다. 지난 주말 중국 통계국이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5를 기록, 전월 수치와 시장 예상치를 모두 밑돌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면전이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앞으로 수개월 사이에 50 아래로 하락, 위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부 항목인 신규 수출 주문 지수가 5월 51.2에서 6월 49.8로 하락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줬다. 아울러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6.5%의 달성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BOC 인터네셔널의 주 차이빙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는 올 연말까지 둔화될 것”이라며 “미국과 무역 마찰이 커다란 복병”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의 6월 제조업 PMI가 54.9를 기록해 전월 55.5에서 하락했다. 이는 1년 6개월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IHS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가장 커다란 문제는 연초 이후 수출 주문이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조만간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관세 전면전에 따른 수출 경기의 위축이 가시화되면서 지난달 신규 주문 증가 폭이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별도로 IHS마킷이 집계하는 글로벌 제조업 PMI 역시 6월 53.0으로 후퇴하며 11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러시아, 한국, 터키, 덴마크 등 6개 국가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유럽 제조업계의 경기신뢰가 2년 6개월래 최저치로 악화됐고, 일본 대기업 제조업 경기 역시 2분기 둔화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황이 당분간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적용할 예정인 데다 자동차 관세 협박과 WTO 탈퇴 가능성까지 무역 마찰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미국 제조업 PMI는 6월 60.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58.1을 넘어선 동시에 2개월 연속 개선됐지만 이는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게 뒷받침된 데 따른 결과일 뿐 주요 세부 항목에 해당하는 고용과 공급망은 고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산업재 투자에 집중하는 SPDR 인더스트리얼 셀렉트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은 미국 제조업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레디트 스위스(CS)의 버커드 바놀트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무역전쟁은 심각한 리스크”라며 “금융시장이 더 이상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