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 추가 채용·백화점 운영 단축 등 본격화
유통업 1년 유예‥"PC오프·유연근무제 우선 시행"
"근무환경 개선 기대" vs "양극화 우려 여전"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주 52시간 근무 시대가 열렸다. 정부가 6개월 간 단속·처벌 유예기간을 두기로 하면서 적응 기간이 주어졌지만 근무 현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당장 성수기를 앞두고 일부 식품업체들이 추가 채용을 결정하거나 고민하고 있다.
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이날부터 300인 이상 근무하는 기업들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 유통업체들이 속한 도소매업·서비스업 등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유예기간 1년을 적용받게 됐다. 내년 6월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이들 업종도 복지제도 도입이나 추가 채용 등을 속속 진행하고 있다.
◆ 생산직은 추가채용, 유연근무제 우선 시행
한 직원이 서울 용산구 이마트에서 근무하는 모습 (참고사진) /이형석 기자 leehs@ |
우선 롯데 식품 4개(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주류 롯데푸드) 계열사는 지난 5월부터 순차적으로 생산직 근로자 200여명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량 감소 문제를 해소하고 생산 시스템의 적정 운영을 위해서다.
교대제 개편에 따른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 라인별 시범 운영도 실시하고 있다. 또 성수기와 비수기에 수요량 변동을 감안해 3개월 단위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로 노동조합과 협의했다.
영업직 사원이 많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스마트SFA(Sales Forces Automation) 오프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SFA 오프제는 영업 사원들이 업무에 활용하는 개인휴대 단말기를 근무시간 이후에 작동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제과도 현재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도입 준비 중에 있다"면서 "영업직 사원들의 근무시간이나 매출 현황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 식품회사는 성수기 '고민'.. "기준 구체화해야 혜택 가능"
특히 식품업체들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추가 채용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름철 공장 가동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면 풀 가동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음료·면·아이스크림 등 여름철 성수기에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현장 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교대체제 변경이나 탄력근로제만으로 해결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현장 근로를 위해 50~60여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있고, 매일유업도 70여명의 생산직 근로자를 뽑았다. 하이트진로 역시 상반기 공채와 별개로 30여명 정도를 추가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백화점도 운영시간을 줄이거나 단축 근무에 들어갔다. 신세계백화점이 이날부터 개점시간을 오전 10시30분에서 오전 11시30분으로 1시간 늦췄고, 현대백화점은 전 점포 직원의 퇴근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오후 7시로 앞당기기로 했다. 퇴근시간 이후 폐점 시각까지는 팀장을 포함해 당직 직원 10여 명이 교대로 근무하게 된다.
이렇게 현장에선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근무시간에 대한 기준이나 양극화 우려는 여전하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입점업체 관계자는 "백화점은 운영 시간을 단축한다고 하는데 소속돼 있는 입점 업체는 중소기업이다보니 52시간 근무와는 무관하다"면서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서'라는 근무 기준을 내놓고 있지만 회식이나 외부 저녁식사는 근무시간에 포함시킬지, 외근시 이동 시간은 어떻게 할지 등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서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많다"면서 "구체적 기준이 제시되지 않으면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사진=신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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