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여사 아동 수용소 두 번째 방문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가 불법 이민 아동 격리시설을 또다시 방문했다.
로이터통신은 멜라니아 여사가 28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동 수용소를 방문해 부모와 강제로 격리된 아이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멜라니아가 수용소에서 만난 아이들 대부분은 미국-멕시코 접경지역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 붙잡혀 부모와 격리된 아동들이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무관용 정책'을 철회하는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멜라니아가 방문한 수용소의 아이들은 아직 부모와 재결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밀입국 이민자 자녀 격리 수용소를 방문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멜라니아는 먼저 애리조나주 투손의 세관국경보호국(CBP) 소속 관리들을 만나 이들을 격려한 뒤 피닉스로 이동해 121명의 아동이 구금된 수용소를 방문했다.
수용시설을 둘러본 멜라니아는 이어 아이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멜라니아는 한 아이에게 스페인어로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멜라니아의 대변인 스테파니 그리셤 공보 담당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 영부인은 부모-아동 재결합에 대한 자기 의견을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가 방문한 수용소 밖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운집해 격리정책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수십 명의 시위대는 멜라니아의 차량 행렬 옆에서 항의 피켓을 흔들거나 근처 건물에 올라가 반대 구호를 외쳤다.
같은 날 워싱턴DC에서도 상원 의원 건물을 점령한 뒤 '무관용 정책 반대'를 외친 600명의 시위대가 체포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멜라니아는 지난 21일 텍사스의 격리 수용소로 이동하기 전 '나는 정말 신경 안 써. 너는 신경 쓰니?'라는 문구가 새겨진 재킷을 입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문구의 뜻을 둘러싸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그리셤 대변인은 "그냥 옷일 뿐 아무런 의미도 담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위터를 통해 멜라니아 재킷의 문구는 "가짜 뉴스를 겨냥한 것"이라며 언론들의 해석을 반박했다.
들끓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강경한 이민자 구금 정책 고수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의견을 굽힌 데는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의 설득이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