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말부터 연 매출 5억이상 제과점·편의점 등 적용
전국가맹점주協 "한 달에 10만원 안팎 절감 수준"
"인건비·임대료 대책이 더 시급"…자영업 대책 요구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가맹점 건의사항을 들어보면 가장 큰 문제가 카드 수수료다. 점주들은 200원짜리도 카드를 받아야 해 어려움이 많다. 본부의 신용도로 평가받지 못해 높은 카드수수료도 부담하고 있다."
지난 3월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가맹점주들의 건의사항을 언급했다. 정 대표는 "마트는 카드 수수료가 1.9%인데 비해 편의점은 2.5%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고려하는 수수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서울 명동거리에 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모습 (참고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러한 가맹점주의 요구사항이 다음 달 말부터 해소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6일 가맹점 수수료 부담 경감 및 국민 불편해소를 위한 제도개선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밴수수료 체계를 수수료 가격이 고정된 정액제에서 결제 금액이 높을수록 수수료가 올라가는 정률제로 바꾸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자영업자들은 카드 수수료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게 됐다. 연 매출 5억원 이상의 편의점이나 제과점·약국 등 가맹점에 적용하는 카드 수수료율은 평균 2.22%에서 2%로 낮아진다.
연 매출 5억원 이하로 이미 0.8~1.3%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은 제외된다. 전국에 약 35만개 가맹점이 새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요구사항 맞지만 '찔끔'… 인건비·임대료 문제 시급해져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효성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올해 들어 인건비·임대료·물가인상 등 '3중고'를 겪고 있는데, 이 정도의 카드 수수료 인하는 실질적인 효과가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기존에 가맹점주 측에서 요구한 건 연 매출 5억원 이하 점포에 적용하고 있는 1%대 우대 수수료율로 낮춰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0.2% 인하는 생색내기에 그친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수수료 경감으로 1점포 당 매달 평균 10만원 안팎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점주 수익성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하다. 연말에 다시 수수료 산정을 논의할 때 업계 입장이 더 반영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1000원 이하를 카드 소액결제는 불편할 때도 있었는데 그런 문제는 사라질 듯 하다"면서도 "수수료 비용이 얼마나 줄겠느냐"고 말했다.
또 이번에 혜택을 받는 가맹점 가운데 치킨·고기 등 고액(5만원 이상) 결제가 많은 일반 음식점은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률제가 도입되면 수수료 비용이 건당 100원에서 결제금액의 평균 0.28%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한 음식점 점주는 "카드수수료율 혜택이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며 "비용 부담이나 금액이 큰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우선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임대료나 인건비 문제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지 않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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