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 이익 잘 모르거나 굽신거릴 다른 이유 있을지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 수위가 곳곳에서 고조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을 앞두고 지나치게 굽신거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태도는 무모하고 위험하다고 2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가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좌)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WP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수호, 미국 대선 개입, 영국서 있었던 전직 러시아 스파이 암살 시도 등 미국과 러시아 간 긴장 관계가 지속되는 이유는 곳곳에 널려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 푸틴 대통령은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이러한 모든 논란이 “대부분 미국 국내 정치 논쟁의 결과”라고 일축해버렸다.
이어 유리 우샤코브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가 개입하지 않았음을 거의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한술 더 떠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음을 계속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러시아 입장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매체는 “왜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굽신거리고 있는가?”라면서 이미 중앙정보국(CIA)이 러시아 대선 개입 결론을 내렸는데 푸틴 대통령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려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관련 혐의들이 2016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아직은 확인할 수 없지만, 지난해 볼턴이 러시아 개입을 두고 “진정한 전쟁 행위”라며 러시아와 논의한다는 것은 미국이 위험을 각오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과장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된 것이냐며 비판했다.
물론 오는 7월 16일 헬싱키에서 있을 푸틴과의 정상회담이 이론상으로는 미국에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푸틴을 기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춘 회담이라면 순진무구하고 무모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오랜 동맹국들을 저버리고 푸틴 비위를 맞추는 회담은 위험하고 악영향만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시리아 남서부 긴장 완화지대에서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의 도발 행위에 심각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며 경고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매체는 트럼프가 미국의 절대적 이익을 잘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굽신거릴 수밖에 없는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