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책 변화로 이달 들어 급락…㎏당 11.87달러
OCI "가격 떨어져 고민…원가절감 노력 중"
"단기적 실적 둔화...중장기적으론 긍정적" 시각도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OCI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주력제품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난달부터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당 14~1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를 한참 하회하는 11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12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역대 처음이다.
폴리실리콘 <사진제공=OCI> |
26일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주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당 11.87달러로, 전주(12.62달러) 대비 0.75달러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달 들어 하락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당 14.65달러였으나, 이달 들어선 13.09달러(6일)→12.62달러(13일)→11.87달러(20일)로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정부의 정책 변경에 따른 수요 감소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에너지관리국은 이달 초 △신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중단 △태양광 발전차액지원(FIT) 보조금 축소 △분산형 태양광 발전 설치 10GW 제한 등이 담긴 태양광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중국 내 신규 태양광 설치 용량이 감소하며, 폴리실리콘 수요도 함께 줄어들게 됐다. 수요가 줄어드니 제품 가격 하락도 불가피해졌다. 업계는 중국정부가 과열되고 있는 태양광 산업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이번 제도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폴리실리콘 최대 수요처인 중국에서의 수요 감소와 그로 인한 가격 하락은 OCI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OCI는 특히 고객사가 중국이나 대만 쪽에 많다. 전체 폴리실리콘 매출 중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OCI 관계자는 "장기공급계약 비중이 더 높아 현물가격의 영향을 그대로 받진 않는다"면서도 "실적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연초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져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사업부 쪽에서도 촉각을 세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태양광 정책이 중장기적으로는 OCI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도 있다. 이번 정책이 중국 내 태양광 업체들의 무분별한 증설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이는 만큼, 장기간 추진되긴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또한 이번 기회에 한계기업들이 정리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시훈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태양광 정책 변화는 단기적으로 OCI 실적을 둔화시킬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군소기업들이 정리돼 시장의 안정화 및 OCI의 매출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