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내전도 조혼 증가 원인…악습 없애려는 사회적 인식 필요
[쿠알라 룸푸르 로이터=뉴스핌] 신유리 인턴기자 = 아동권리옹호단체들이 오는 2030년까지 지구에서 조혼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사회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도에서 조혼 금지를 외치고 있는 아이들 [출처=Scroll.in] |
지난 2016년 유니세프는 유엔이 정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에 따라 2030년까지 지구상에서 조혼을 완전히 없애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해마다 1200만명의 여자 아이들은 18세가 되기도 전에 결혼을 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조혼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2500만명의 조혼이 사라졌다. 북아시아가 기존 50%에서 30%로 가장 높은 18세 이전 여아 조혼 비율 감소를 보였다.
조기 혼인 근절 비정부기구 ‘걸스낫브라이드(Girls Not Brides)' 이사 락슈미 순다람은 “오늘날 이런 진전을 악화시키는 기후 변화나 내전과 같은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고 있어 조혼 근절을 위해선 사회 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정부 및 기부자들의 관심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며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그들의 의무”라고 말했다.
순다람 이사는 조혼 발생의 주된 요인으로는 가난이 꼽히지만 내전이나 자연재해 등의 요소도 조혼 증가에 영향을 준다며 “이러한 상황에선 어린 아이들을 보호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조혼을 한 여자 아이들은 학교를 그만두거나 각종 착취 및 성폭력, 가정 내 학대 등에 직면하고 있다. 오늘날 6억5000만명이 넘는 여자 아이들이 조혼의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니세프는 이 같은 악습이 즉각 중단되지 않을 경우 2030년까지 또 다른 1억5000만명의 어린아이들이 조혼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성을 위한 아시아태평양자원및연구센터(ARROW) 시바난시 타넨시란 이사는 “아이들의 이른 결혼에는 가난과 교육 부족만이 원인이 아니다”며 “만연한 젠더 및 사회문화적 관념도 하나의 커다란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 평등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이런 관행을 중단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걸스낫브라이드는 25일(현지시각)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에서 조혼 근절을 위한 두 번째 글로벌 회의를 개최한다.
500명이 넘는 회의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인 17살 하디카 바시르(파키스탄)는 11살이 되던 해 여자 아이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대응하고 가족의 조혼 강요 방지를 목적으로 설립된 ‘Girls United For Human Rights(GUHR, 소녀인권연대)'에 참여했다.
바시르는 “조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신유리 인턴기자 (shiny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