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부,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 포함된 법안 국회 통과에 전력
억대 연봉자는 노동시간 규제에서 제외하는 제도
근로자 자유도 높인다 VS 과로사 조장한다…의견 팽팽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高프로)'에 대해 도입의사가 있다고 밝힌 일본 내 주요 기업은 6곳에 그쳤다고 22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고도 프로페셔널제도는 연수입 1075만엔(약 1억8000만원) 이상인 일부 전문직종은 노동시간 규제에서 완전히 제외하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제도다. 현재 통상국회에 제출돼 있는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안에 포함된 제도다.
현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자민당은 이번 국회회기 중에 관련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지만, 야당 측에선 "과로사를 조장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신문은 "정부는 법 통과를 서두르면서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를 도입하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도입의사를 밝힌 기업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블룸버그] |
아사히신문이 지난 5월 28일~6월 8일에 걸쳐 일본 주요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원칙으로 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대상 기업의 업종은 제조업부터 비제조업까지 폭넓었다.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를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대해 "근로자의 자유도나 효율을 높인다"고 평가한 기업은 50개사였다. "노동시간이 길어질 우려가 있다"고 답변한 기업은 17개사였다.
나이나미 다케시(新浪剛史) 산토리홀딩스 사장은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가 보다 폭넓게 활약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며, 많은 기업에서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법이 통과될 경우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를 도입할 거냐는 질문에 "도입하고 싶다"고 밝힌 기업은 6개사에 그쳤다.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31개사였다. 신문에 따르면 도입하지 않겠다고 답한 기업에선 '장시간 노동을 조장한다'는 점을 이유로 든 곳이 많았다.
오사카(大阪)가스의 후지와라 마사타카(藤原正隆) 부사장은 "연구개발 분야가 대상이 될 것 같지만, 건강장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과도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도입 여부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한 기업은 51개사로 절반을 넘겼다. 현재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성령(省令)에 따른다고만 되어있는 상태다. 기타무라 마도카(喜多村円) TOTO 사장도 "아직 정보가 없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한편 자유기술 중에는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업종이나 연수입조건에 해당하는 사원이 없다"고 답한 기업이 14곳이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