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에 헤지비용 상승...언헤지>헤지
환헤지 프리미엄 받으려면 엔·유로·파운드 유리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환율 변동을 헤지하지 않은 해외펀드(언헤지(UH))형 수익률이 헤지한 펀드(환헤지(H))를 크게 웃돌고 있다. 헤지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미국인덱스주식자'펀드의 환헤지(H)형과 언헤지(UH)형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3.48%, 4.38%를 기록했다. 언헤지펀드 수익률이 0.95%p 높은 것.
신흥국펀드에서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차이나본토자2'펀드의 환헤지(H)형 수익률은 연초 이후 각 10.99%였다. 반면 언헤지(UH)형의 수익률은 12.74%로 헤지형에 비해 1.75%p 높았다.
헤지형과 언헤지형 수익률 차이는 달러/원 환헤지 비용에서 비롯됐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달러/원 헤지비용은 1.538%를 기록했다. 즉, 환율 변동을 피하면서 달러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선 총 수익률에서 1.5%포인트 가량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는 통상 '달러/원'에 대해 환헤지를 하고, '달러/신흥국통화'에 대해선 환노출을 한다. 달러/원 환헤지 비용만큼 수익률에 고소란히 반영되는 구조다.
달러/원 환율 헤지 프리미엄(단위: %, %p) [자료: NH투자증권] |
◆ 한미 금리역전 장기화 및 금리차 커질 듯...환헤지 비용 증가 전망
환헤지 비용은 두 국가 사이의 기준금리와 향후 금리 전망을 반영한다. 즉, 달러/원 헤지비용은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고, 앞으로 금리차가 확대되는 것을 반영한 셈이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는 "환헤지 비용 또는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가장 큰 기준점은 국가간의 기준금리 차이지만, 향후 금리 추이도 반영된다"면서 "최근 미국 FOMC는 금리전망을 연 3회에서 4회로 조정하는 등 긴축 기조가 가속화 되는 부분을 모두 반영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 결과 현재 한-미금리차는 0.5%p에 불과하지만 환헤지 비용이 3배나 높은 1.5%를 기록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건은 녹록치 않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주열 총재의 신중한 스탠스를 감안하면 금리인상이 올해 1회에 그칠 가능성이 우세해 보인다"며 "양호한 성장세에도 인플레이션 갭이 마이너스 상태이고 고용은 구조조정 등으로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보호무역주의, 신흥국 금융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 10.5%로 고용쇼크 상태를 나타냈다. 반면 미국 실업률은 지난 4월 4%선을 하회하며 완전고용 수준에 이르렀고, 임금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에 근접하는 2%후반대를 기록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당분간 환헤지 비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달러헤지 비용 증가로 언헤지 유리, 환율 고정 원한다면 유로·엔화·파운드 상품 고려
한미 금리차가 확대로 환헤지 비용이 더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언헤지펀드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라는 주문이다.
박현식 KEB하나은행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내보다 미국 금리가 더 오르면서 환헤지 비용이 좀더 늘어날것 같다"면서 "지금 환헷지 비용이 대략 1.5% 남짓이므로 요즘처럼 달러강세까지 겹친다면 언헤지로 펀드를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박용식 매니저 역시 "환을 적극적인 투자수단으로 가져가겠다면 당연히 언헤지로 가는게 맞다"며 "환율고정 상품을 택할 경우에는 환헤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유럽·일본·영국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유로·엔·파운드는 달러를 거치지 않고 환헤지를 한다.
한국보다 금리가 낮은 유로존·일본은 환헤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 삼성선물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유로/원'과 '엔/원'의 1년 환헤지 프리미엄은 각각 1.66%, 1.42%이다. 그 결과 삼성자산운용의 '유럽인덱스자[주식]'펀드는 연초 이후 헤지형 1.46%, 언헤지형 0.29%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환헤지 프리미엄을 받는 헤지형의 수익률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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